카자흐스탄 사태 긴장 속 소강국면…시위자 5천100명 체포(종합2보)

입력 2022-01-09 13:29   수정 2022-01-09 14:24

카자흐스탄 사태 긴장 속 소강국면…시위자 5천100명 체포(종합2보)
정보기관 수장도 '반역 혐의' 체포…"반정부시위 사태 연관"
나자르바예프 해외 도주설도 솔솔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전명훈 기자 = 카자흐스탄 대규모 유혈 시위 사태의 중심지인 알마티 상황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공수부대가 파견된 가운데 시위자가 5천명 넘게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카자흐스탄 정보기관인 KGB의 수장도 반역 혐의로 체포됐다.

◇ 알마티 총소리 멎어…"시위 가담자 5천명 이상 체포"
알마티의 예르잔 바부쿠마로프 부시장은 9일(현지시간) "상황이 전반적으로 안정화하고 있다"며 "다만 일부 무장 세력의 저항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어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전했다.
앞서 인테르팍스 통신은 알마티 상황이 8일 오후 들어 안정돼가고 있다면서 오전에 들렸던 총소리도 멎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내 공화국 광장 주변에 여전히 장갑차가 배치돼 있고, 경찰 차량이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도로에 일반 차량도 늘어가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는 러시아 외무부도 8일 보도문을 통해 "카자흐스탄 상황이 점차 좋아지고 있다"면서 "경제 활동이 정상화되고 있고, 열차 운행이 완전히 재개됐으며, 현지 결제 시스템도 안정화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의 위기관리 센터는 "카자흐스탄 당국의 조치와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의 지원으로 상황이 안정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CSTO는 옛 소련권 안보 협의체로, 러시아는 이 기구를 통해 카자흐스탄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한 상태다.
하지만 알마티의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는 여전히 차단돼 있고, 국제전화도 거의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8일까지 소요 사태 가담자 5천135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체포된 시위 가담자 중엔 외국인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국가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군경의 무력 진압으로 지금까지 시위대 사상자는 50명을 넘어섰고, 진압 군경 가운데서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카자흐스탄 시위 사태 수습을 지원하기 위해 현지로 공수부대를 파견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8일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시위 사태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면서 상황이 안정화돼가고 있다고 전했다고 크렘린궁은 소개했다.
이어 토카예프 대통령은 시위 사태 대응 논의를 위해 CSTO 회원국 정상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하자고 제안했고, 푸틴 대통령도 이 제안을 지지했다고 크렘린궁은 덧붙였다.
CSTO는 러시아 공수부대를 중심으로 2천500명의 평화유지군을 6일부터 카자흐스탄에 파견하고 있다.



◇ KGB 수장 반역 혐의로 체포…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 도피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국가보안위원회(KGB) 공보실은 8일 "지난 6일 국가반역 혐의에 대한 자체 조사를 통해 카림 막시모프 KGB 위원장과 다른 인사들이 체포돼 구치소에 수감됐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KGB는 옛 소련 KGB를 이은 최고 정보기관이다. 막시모프 위원장의 구체적 혐의는 알려지지 않았다.
막시모프 위원장은 지난 2007~2012년과 2014~2016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아래서 두 차례 총리를 역임했고, 2012~2014년에는 대통령 행정실장(비서실장)을 지냈으며, 2016년부터 KGB 위원장을 맡아왔다.
그러다 이번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 와중인 지난 6일 내각 총사퇴에 뒤이어 해임됐다.
막시모프 위원장과 함께 해임됐던 KGB 제1부위원장 사마트 아비쉬도 7일 알마티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비쉬는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조카이기도 하다.
정보기관 지도부 인사 전격 체포에 대해 현지에선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 정권을 몰아내기 위해 이번 시위 사태를 기획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고문을 지낸 예르무하메트 예르티스바예프는 전날 국영 '하바르24'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알마티 소요 사태 기획자들이 토카예프 대통령 축출을 기도했으며, 여기에 보안기관 지도부를 포함한 정부 고위인사들이 개입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근거로 KGB가 산악 지역에 있던 극단주의 조직 훈련캠프에 대한 정보를 숨겨왔으며, 지난 5일 시위대의 알마티 공항 공격 당시에도 공격 40분 전 공항 경비를 해제하도록 지시해 시위대를 도왔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3명의 딸과 함께 이미 해외로 도피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현지 언론매체 오르다(Orda.kz)는 7일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먼저 카자흐스탄을 떠났고, 곧이어 딸들이 그의 뒤를 따라 출국했다면서, 가족들 가운데 그의 동생인 볼라트만이 카자흐스탄에 남았다고 보도했다.
조마르트 대통령은 앞서 지난 5일 내각 총사퇴안을 수리하면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을 국가안보회의(NSC) 의장직에서 해임하고 직접 의장을 맡는다고 밝힌 바 있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대통령직에서 자진 사임했지만, 이후에도 국가안보회의 의장직을 유지하고 '국부'(國父) 지위를 누리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일각에선 이번 시위 사태가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조마르트 대통령 세력과 기존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세력 간의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대변인은 그러나 이날 그가 수도 누르술탄에 머물고 있으며, 토카예프 대통령과 계속 연락을 취하고 외국 정상들과도 몇 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면서 그의 해외 도피설을 반박했다.
또 카자흐 KGB 공보실은 아비쉬 제1부위원장이 계속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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