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대통령, 시위대에 승리 선언…5천800명 구금·164명 사망(종합3보)

입력 2022-01-09 21:00   수정 2022-01-09 21:03

카자흐 대통령, 시위대에 승리 선언…5천800명 구금·164명 사망(종합3보)
"상황 전반적으로 안정화·일부 세력 저항"…긴장 속 소강 국면
정보수장 반역 혐의 체포·초대 대통령 도피설…내부 권력 투쟁 관측도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김연숙 전명훈 기자 = 카자흐스탄 수도 알마티를 중심으로 발생한 대규모 유혈 시위 사태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9일 전해졌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시위에 관여한 5천800명을 구금했으며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시위대와의 충돌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동시에 정보기관 수장인 전 총리가 반역 혐의로 체포되는 등 연료가격 폭등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내부 권력 투쟁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 "5천800명 구금·164명 사망"…알마티 총소리 멎어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부패와 빈곤에 항의하는 이번 시위대와의 유혈 충돌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카자흐스탄 정부에 따르면 러시아가 주도하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은 카자흐스탄 주요 기반 시설을 확보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시위 발생 후 외국인을 포함해 약 5천800명이 구금됐으며, 사법당국이 국내 전역에서 불시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시위 발생 후 사망자는 어린이 2명을 포함해 총 164명으로,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만 103명이 숨졌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카자흐스탄 보건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알마티의 예르잔 바부쿠마로프 부시장도 이날 "상황이 전반적으로 안정되고 있다"며 "다만 일부 무장 세력의 저항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어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의 요청에 따라 CSTO는 6일부터 러시아 공수부대를 중심으로 평화유지군 2천500명을 파견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카자흐스탄에 항공기 75대를 파견했으며, 공수부대가 알마티 공항 탈환을 도왔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또 시리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작전을 지휘했던 장교를 CSTO 부대에 배치했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0일 CSTO 긴급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크렘린궁이 발표했다.
화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서는 반정부 시위 이후 카자흐스탄의 상황과 정상화 방안 등이 주로 다뤄질 예정이다.

◇ 정보기관 수장 체포…초대 대통령은 도피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카자흐스탄 국가보안위원회(KGB) 공보실은 "지난 6일 국가반역 혐의에 대한 자체 조사를 통해 카림 막시모프 KGB 위원장과 다른 인사들을 체포해 구치소에 수감했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KGB는 옛 소련 KGB를 이은 최고 정보기관이다. 막시모프 위원장의 구체적 혐의는 알려지지 않았다.
막시모프 위원장은 30년간 집권했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 아래서 두 차례 총리를 역임하고 대통령 행정실장(비서실장)을 지냈으며, 2016년부터는 KGB 위원장을 맡아왔다. 그러다 이번 시위 발생 후 지난 6일 해임됐다.
그와 함께 해임됐던 KGB 제1부위원장 사마트 아비쉬도 7일 알마티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비쉬는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조카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현지에선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토카예프 대통령 정권을 몰아내기 위해 이번 시위 사태를 기획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3명의 딸과 함께 이미 해외로 도피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내각 총사퇴안을 수리하면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을 국가안보회의(NSC) 의장직에서 해임하고 직접 의장을 맡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대변인은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국가안보회의 의장직을 자발적으로 그만 둔 뒤 현 대통령에게 자리를 이양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아이도스 유키베이 대변인은 "현재 상황이 매우 엄중하기 때문에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 의장직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현 카자흐스탄 대통령에게 넘겨주기로 직접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대통령직에서 자진 사임했지만, 이후에도 국가안보회의 의장직을 유지하고 '국부'(國父) 지위를 누리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일각에선 이번 시위 사태가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는 토카예프 대통령 측과 기존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세력 간의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측은 여전히 알마티에 머물고 있다고 반박했다. 카자흐스탄 KBG 공보실도 아비쉬 제1부위원장이 여전히 직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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