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총성 멎은 알마티, 인적 드문 거리엔 청소원들만 분주

입력 2022-01-10 19:01  

[르포] 총성 멎은 알마티, 인적 드문 거리엔 청소원들만 분주
대중교통 운행재개, 쇼핑몰도 재개장…경찰 검문검색은 지속
희생자 추모 '국가장례의 날' 거행…대통령 "무장 쿠데타 시도"

(알마티=연합뉴스) 김상욱 통신원 = 유혈 반정부 시위가 가장 격렬히 벌어졌던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는 10일(현지시간) 서서히 안정을 되찾아가는 모습이다.
시내에서 시위대와 진압 군경이 충돌하면서 수시로 들리던 총성은 거의 멈췄다.

시내 중심가에선 사람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소요 사태로 발생한 쓰레기를 치우는 인부들의 모습만 여기저기 눈에 띈다.
전날까지 도로에 버려져 있던 불탄 차량도 대부분 치워졌으나, 화재로 검게 그을리고 유리가 깨진 상점들은 격렬했던 소요의 흔적으로 남아있다.
그동안 중단됐던 대중교통도 다시 운행을 시작했다.
대형 쇼핑몰들도 전날부터 운영을 재개했으나, 재래시장은 여전히 문을 닫고 있다.
도심에선 보안군과 경찰들이 차량과 주민들에 대한 검문검색을 계속하며 순찰을 돌고 있다. 간혹 경찰 차량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며칠째 차단됐던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일시적으로 재가동됐으나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다.
끊겼던 국제전화도 전날부터 재개통됐지만, 통화가 수시로 두절되고 있다.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 안보협의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가 소요 사태 진압 지원을 위해 파견한 평화유지군은 알마티 공항, 발전소 등 주요시설에 대한 경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번 소요 사태로 희생된 시민, 군인, 경찰 등을 추모하기 위해 이날을 '국가장례의 날'로 선포했다.
모든 관청에 조기가 게양됐고, 현지 방송에선 애도 분위기를 해치는 오락 프로그램 송출을 자제하고 있다.

국영방송에선 이번 사태의 발단과 수습 과정을 설명하는 정부 당국의 발표를 반복해서 내보내고 있다. 또 총소리가 나면 대테러작전이 진행되는 것이니 긴급히 대피하라는 주문도 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국가보안위원회(KGB) 공보실은 이날 "상황이 안정화되고 통제하에 있다"면서 "대테러작전 결과 테러 위협 근원지들이 차단됐고, 테러리스트들이 장악했던 알마티, 크즐오르다, 탈디코르간, 타르스 등의 모든 관청이 탈환됐다"고 밝혔다.
또 주요 전략시설과 무기고 등에 대한 안전도 확보됐다고 소개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이날 열린 CSTO 화상 정상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무장 반군들의 쿠데타 시도였다고 규정하고, 이들의 최종 목적은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정부 체제를 붕괴시키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카자흐스탄에선 지난 2일 연료값 급등에 불만을 품은 서부지역 주민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뒤이어 민생 불만 시위가 대규모의 전국적 반정부 시위로 번지자 카자흐스탄 정부는 전국에 국가비상사태와 야간 통금을 선포하고 군경을 배치했다.
이후 극단주의 단체들로 보이는 세력이 가세하면서 시위대가 관청을 점령하고 무기를 탈취하는 등 과격 양상을 보이자, 정부는 이번 시위를 국내외 극단주의 단체에 의해 주도되는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고 강경 무력 진압에 나섰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현지 보건부 발표를 인용해 시위 발생 후 전날까지 164명이 사망했다면서 알마티에서만 103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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