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선·연구선 달라붙은 외래종…위협받는 남극 '청정' 생태계

입력 2022-01-11 17:09  

관광선·연구선 달라붙은 외래종…위협받는 남극 '청정' 생태계
1천581개 항구와 연결…1천500만년 이상 고립 취약해역 위협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남극 대륙 주변의 청정 해양 생태계가 남극을 오가는 각종 선박에 달라붙은 생물의 위협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동물학 교수 데이비드 알드리지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남극 수역에 진입하는 어선은 물론 관광선, 연구선 등이 외래종의 매개 역할로 남극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남극 수역에 진입하는 선박을 통해 남극이 세계 1천581개 항구와 연결돼 있으며, 모두 잠재적 비침입종의 발원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홍합이나 따개비, 게, 조류 등이 이른바 '생물부착'(biofouling) 방식으로 배 밑창에 달라붙어 세계 어느 항구에서든 남극 수역에 진입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알드리지 교수는 "남극의 토착 생물종은 지난 1천500만∼3천만년 간 고립돼 있었기 때문에 침입종과 비침입종 모두 생물다양성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크릴 등의 어업에도 차질을 빚어 경제적 충격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특히 추위에 이미 적응한 종이 극지에서 극지로 옮겨가는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어선은 방문하는 항구가 제한적이지만 연구선이나 관광선 등은 여름을 북극 해역에서 보내다 대서양을 거쳐 이듬해 여름 남극을 방문하면서 추위에 적응한 종을 옮겨놓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남극 생물이 오랫동안 고립돼 있어 내성을 키우지 못했다면서, 홍합이 남극 바다에 진입한다면 경쟁 생물이 없고, 얕은 바다 게는 남극 생물에게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포식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논문 제1 저자인 알리 매카시 연구원은 "남극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세계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랐다"면서 "이번 결과는 현재보다 더 강화된 생물보안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4∼2018년에 남위 60도 이상 해역에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된 선박의 위성 자료와 기항 자료를 활용했다.
남극대륙을 둘러싼 남극해는 지구에서 가장 고립된 해양 환경으로 침입종이 없는 유일한 해역으로 알려져 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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