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때리기, 5월 선거 앞둔 호주 총리에 자충수?

입력 2022-01-12 10:58  

조코비치 때리기, 5월 선거 앞둔 호주 총리에 자충수?
NYT "패소 후 분위기 달라져…정부 역량·공정성 의문 제기"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고 입국한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에 대한 호주 정부의 강경 대응이 스콧 모리슨 총리에게 정치적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5월 연방 총선을 앞두고 호주 국민들은 이번 '조코비치 사건'으로 정부의 공정성과 능력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코비치의 입국 비자를 취소했다가 지난 10일 관련 소송에서 패소했다. 그러나 다른 방식으로 그의 비자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경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NYT는 처음에는 코로나19 백신에 반대하는 유명인의 비자 취소는 모리슨 총리에게 정치적 승리를 안겨주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소송에 패소해 조코비치가 풀려나고 비자가 복원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조코비치를 호주 평등주의를 무시하는 오만한 인물로 몰아가려 했지만, 패소 후 그의 선택이 실수처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모리슨 총리는 5월 총선을 앞두고 엄격한 국경 정책을 강조하며 유권자 지지를 호소해왔다.
그러나 최근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급증하고 코로나19 검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호주 정부의 역량과 국가 최고 지도자의 우선순위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NYT는 모리슨 총리가 코로나19 팬데믹 내내 방역 책임을 주 정부에 떠넘기려 했고, 이는 조코비치를 정치적인 희생양처럼 보이게 하는 데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또 호주 정부는 조코비치에게 코로나19 백신 면제가 주 차원에서 처리되는지 연방정부 소관인지에 대해 엇갈린 메시지를 줬고, 조코비치로서는 백신 접종을 제외하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모리슨 총리는 이제 조코비치에게 더 강경하게 나갈 것인지, 아니면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출전을 허용할 것인지 어려운 선택을 앞두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일단 조코비치의 잔류를 허용하는 것은 모리슨 총리가 보여줬던 기존 성향과 어긋나는 부분이긴 하다.

그는 이민부 장관을 지낸 2013∼2014년, 선박을 이용해 호주로 향하는 난민을 군대를 동원해 해상에서 막아 돌려보내는 이른바 '자주국경작전'을 담당했다.
난민 수천 명이 되돌아가거나 수용소에 억류됐고, 인권 단체들은 비인도적 방식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의 일레인 피어슨 호주 지국장은 NYT에 "조코비치가 우연히 호주의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강제 구금 시스템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고 꼬집었다.
전 노동당 고문이자 모리슨 총리 평전의 저자인 션 켈리는 선거를 앞두고 이번 사건을 끌고 가는 게 정치적으로 이득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몇 주 안에 호주 국민들이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한다고 느낀다면, 정부가 조코비치 이슈를 쇼로 만들기로 한 것 같은 문제가 나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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