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수 조작용?…크루즈 업계 '코로나 선원 격리선' 논란

입력 2022-01-13 12:19  

확진자수 조작용?…크루즈 업계 '코로나 선원 격리선' 논란
'격리선 내 인원 파악 안돼' 지적…"치료시설 안 보내 비용절감 목적 의심"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직격탄을 맞은 크루즈 업계가 확진된 선원을 모아두는 '격리용 선박'을 운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업체들이 각국 당국의 감시가 미치지 않는 이런 선박을 통해 확진된 선원 수를 실제보다 적게 속이고, 선원들을 육지에서 치료할 시 드는 비용을 아끼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다.
보도에 따르면 크루즈 업계 큰손인 카니발과 로열케러비언은 감염된 선원이 격리 기간 머무는 전용 선박을 따로 운용 중이다. 로열케리비언은 현재 이런 배를 4척, 카니발은 최소 2척을 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로열케리비언 측은 "코로나19에 확진된 후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경미한 선원이 격리할 수 있도록 지금은 운항하지 않는 선박들을 사용해왔다"면서 10일간 해당 선박 내 의료진의 진료를 받은 후 복귀하는 식이라고 밝혔다.
카니발의 크리스 챠메스 대변인도 "모든 선박에는 즉각적 치료를 위해 의료진이 탑승해 있으며, 위독한 경우 항상 병원으로 이송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런 방침은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며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급증하자, 일부 항구가 감염자가 나온 크루즈 입항을 거부하는 일이 속출하는 데 따른 나름의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최근 크루즈 선박에서 대규모 감염이 잇따랐지만, 업계는 엄격한 방역 수칙을 지키고 있는 만큼 운항 중단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카니발의 챠메스 대변인은 "지역 당국이 현지 보건과 크루즈 선박 내 감염 상황에 따라 다소 자의적으로 입항 금지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로열캐러비언 측도 자사는 방역과 관련해 각 기착지와 협업 중이며, 입항 전 선내 확진자가 나올 경우 신고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업체들이 보다 쉬운 입항을 위해 선내에서 발생한 감염 규모를 축소하는 데 격리선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 플로리다 해양법 전문 변호사 짐 워커는 "업체들이 항구 측 방역 요구에도 운항을 이어가기 위해 이런 정책을 시작했다고 본다"면서 격리선에 수용된 규모 만큼 의료진이 충분히 갖춰졌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선원들이 이런 격리용 선박을 '역병선'이라고 부른다면서, 로열캐러비언 소속 선원만 3천700여명이 감염돼 이에 격리돼 있다고 주장했다.
로열캐러비언과 카니발 모두 격리선에 머무는 총 선원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후 격리선에 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퇴사한 전직 로열캐러비언 소속 승무원도 이런 방침이 선내 확진자 수를 조작할 목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워커는 업체들이 확진된 선원을 호텔 등 육지에 지정된 격리 장소나 치료 시설이 아닌, 바다 위 자체 선박에 머물게 해 비용을 절약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업체들은 이런 주장에 공식적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챠메스 대변인은 특정 기착지에서는 선원이 호텔에 머무는 것이 당국 방침상 허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전직 크루즈 선원은 '격리선 수용'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크루즈선에서 발생하는 문제 중 한 가지에 불과하다며 승객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고, 직원 중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도 격리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후 전 세계적으로 크루즈 선내 코로나19 대규모 발병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30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 없이 크루즈선 여행을 피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pual0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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