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1년] ② 팬데믹·물가에 발목 잡혀…여론은 "렛츠고 브랜든"

입력 2022-01-16 08:01   수정 2022-01-16 16:41

[바이든 1년] ② 팬데믹·물가에 발목 잡혀…여론은 "렛츠고 브랜든"
신규감염·입원 연일 새 기록…바이든의 대처에 절반 넘게 '불만'
양적완화·공급망 마비 여파로 장바구니 물가 급상승에 여론 악화
국정지지도 33% 불과…11월 중간선거서 공화에 의회권력 내줄 수도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지난해 미국 사회의 최대 유행어는 "렛츠고 브랜든(Let's go Brandon)"이었다.
공화당의 아성인 남부 앨라배마주(州)에서 열린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관중들이 알파벳 네 글자로 된 욕설과 함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한 데에서 유래했다.
당시 한 방송기자가 관중의 욕설 합창에 대해 '렛츠고 브랜든'을 외치고 있다고 둘러댄 것이 오히려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최근 애리조나에서 상원 의원에 출마한 한 공화당 후보는 100만 달러(한화 약 12억 원)를 들여 '렛츠고 브랜든'을 구호로 한 정치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욕설에서 탄생한 유행어가 광고에 사용돼도 별다른 저항이 없을 만큼 여론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냉담하다는 방증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의 인기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퀴니피액대학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성인 1천313명 중 33%만이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이 대학 조사상 최저치다.
이 같은 여론 악화의 원인은 경제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종식하고,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에는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미국이 기나긴 팬데믹의 터널에서 곧 탈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감은 델타와 오미크론 등으로 끝없이 변이하는 바이러스 앞에서 퇴색했다.
뉴욕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미국의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80만3천736명을 기록했다. 하루 확진자 역대 최다 기록을 연일 갈아치웠다.
7일간의 하루 평균 코로나19 입원 환자도 2주 전보다 79% 증가한 14만8천782명으로 집계됐고, 하루 평균 사망자도 2주 전과 견줘 53%나 증가한 1천873명으로 늘어나며 반갑지 않은 새 기록을 세웠다.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2∼3주가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나 여전히 종착역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퀴니피액대학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강점이었던 코로나19 대유행 대처에 대해서도 55%가 불만을 나타냈을 정도다.
여기에다가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 혼란으로 인한 물가상승이 부정적 여론에 휘발유를 붓는 효과를 냈다.


미국인들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휘발유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1갤런(3.78L)당 평균 2.24~2.92달러였지만, 최근 4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4월 휘발유 가격이 평균 1.77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장바구니 물가를 대표하는 소고기 가격도 최근 1년간 20% 이상 치솟았다.
바이든 대통령도 심상치 않은 물가상승을 막기 위해 발 벗고 나선 모습이다.
지난해 말에는 치솟는 에너지 가격을 억제하기 위해 5억 배럴에 달하는 전략비축유 방출 방침을 밝힌 데 이어 한국과 중국, 인도, 일본 등 외국 정부에도 전략비축유 방출 동참을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첫 백악관 일정으로 농장·목장 업체들과 화상회의를 한 것도 치솟는 육류 가격을 잡겠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 우려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팬데믹 발생 후 경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채택한 양적완화 정책의 부작용이다. 가격 상승이 일부 품목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최근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7.0% 급등했다. 지난 1982년 이후 40년 만에 최대치다.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이 소속된 민주당은 의회에서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원의 경우 상원 의장으로서 가부 동수 때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포함해야 의석수가 51(민주당)대 50(공화당)으로 근소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을 뿐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할 60석에는 턱없이 미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조 맨친 의원 등 민주당 내에서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협조보다 개인 소신을 내세우는 의원들의 존재까지 고려한다면 사실상 다수당의 권한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하원은 222대 212로 민주당이 다수이지만,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닥까지 떨어진 바이든 대통령의 인기가 민주당 후보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는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주지사 선거에서도 친(親)트럼프 성향의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공화당에 내줄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은 이유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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