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웨들해 바닥서 지구 최대 어류 집단 산란지 발견

입력 2022-01-14 10:55  

남극 웨들해 바닥서 지구 최대 어류 집단 산란지 발견
'요나 빙어', 240㎢ 걸쳐 6천만 곳 촘촘히 형성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남극 웨들해 남쪽 필히너 빙붕 주변 해저에서 지구에서 가장 큰 어류 집단 번식지가 확인됐다.
남극해 주변에서 서식하는 '요나 빙어'(Neopagetopsis ionah) 산란지가 평균 3㎡당 하나씩 약 240㎢에 걸쳐 6천만 개가 형성돼 있는 것이 발견된 것이다.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AWI)의 오툰 퍼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웨들해 주변에서 수중 촬영으로 요나 빙어의 방대한 번식지를 확인한 결과를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
저널 발행사인 '셀 프레스'(Cell Press)와 AWI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쇄빙선 폴라스턴호에 '해저 관측 및 측심시스템'(OFOBS)을 달고 필히너 빙붕 인근의 해저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요나 빙어의 방대한 산란지를 발견했다.
이 장비는 무게가 약 1t으로 535∼420m 깊이에서 바닥과 약 1.5∼2.5m 높이로 떠 시속 4㎞로 배에 끌려가며 바닥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연구팀은 지난해 2월 웨들해 필히너 빙붕 주변의 바닥에서 요나 빙어 산란지가 촘촘하게 끊임없이 이어지는 집단 산란지를 찾아냈다. 전체적으로는 3㎡당 한 곳으로 분포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1㎡ 내에 1∼2곳이 밀집해 있기도 했다.
원(圓) 형태의 요나 빙어 산란지는 지름 75㎝에 깊이 15㎝로 형성돼 있었으며 1천500∼2천500개의 알을 갖고 있다. 이런 산란지의 약 4분의 3 가량은 성체 한 마리가 남아 알을 지키고 있었다.
최대 56㎝까지 자라는 요나 빙어는 상업 어종은 아니다.
필히너 빙붕 해역은 주변 바닥보다 약 2℃ 높은 바닷물이 용승하는 곳으로 과학자들이 관심을 가져왔지만, 어류 산란지가 발견되리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산란지와 그 주변으로는 많은 요나 빙어 사체가 있었는데, 이들이 웨들해 물개와 같은 포식자들에게 중요한 먹이 공급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퍼서 박사는 웨들해 물개 중 상당수가 인근 해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기록으로 확인돼 있고, 요나 빙어 산란지는 따뜻한 바닷물이 용승하는 곳이라면서 "이런 사실들이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고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물개 자료는 이들이 바닥까지 내려가 요나 빙어를 잡아먹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번 요나 빙어 산란지 발견은 지구에서 가장 큰 어류 집단 산란지를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에 관한 협약'에 따른 '남극해양보호구역' 지정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연구팀은 산란지 일대에 두 대의 무인 카메라를 설치하고 철수했으며 오는 4월 연구를 재개할 계획이다. 이 카메라는 매일 여러장의 사진을 촬영해 산란지 생태계의 비밀을 벗겨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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