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화물열차 1년반 만에 운행 재개…북중 국경 봉쇄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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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1-16 14:13   수정 2022-01-16 15:56

북 화물열차 1년반 만에 운행 재개…북중 국경 봉쇄 풀리나

북 화물열차 1년반 만에 운행 재개…북중 국경 봉쇄 풀리나

북, 명절 앞두고 유제품·의료품 등 긴급물자 확보 나선 듯

"경제난 북, 육로무역 재개 불가피" vs "완전 정상화 시간 필요"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16일 북한 신의주에서 화물열차가 중국 단둥(丹東)에 들어온 것과 관련, 북한이 최대 명절을 앞두고 긴급 물자를 확보하는 한편 경제난 타개를 위해 북중 무역 재개의 물꼬를 텄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화물열차 운행이 본격적인 북중 육로무역 재개의 신호탄이라는 시각과 함께 완전 정상화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 북, 명절 앞두고 생필품·의료품 등 긴급물자 확보 나선 듯

이번 화물열차 운행은 작년 말 이뤄진 북중 당국의 합의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의 대북 무역상들 사이에서는 올해 초부터 "조선(북한)과 중국 당국이 작년 12월 30일 화물열차 운행에 합의했다"는 얘기가 파다하게 돌았다.

북중 화물열차 운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해 2020년 1월 북한이 국경을 봉쇄한 지 24개월 만이며, 같은 해 여름 중국과의 육로무역을 전면 중단한 지 1년 반 만이다.

북한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자 2020년 1월 외국인 대상 단체관광과 비자 발급, 정기 여객열차 운행을 멈추고 국경을 봉쇄했다.

이후 화물열차는 간헐적으로 운행되다가 그해 여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역을 강조하면서 북중 육로무역까지 완전히 중단됐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수그러들던 작년 초부터 북중 무역 재개설이 꾸준히 돌았지만, 번번이 무위로 끝났다.

북중이 작년 11월 화물량, 통관 및 방역 수칙 등 세밀한 사안까지 합의하고 철로를 점검, 열차 운행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대두됐으나 중국 동북지역에서 갑자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백지화됐다.

대북 무역상들은 이번 화물열차를 통해 북한이 유제품과 의료품 등을 긴급 물자 확보에 나선 것으로 추정했다.

설(2월 1일)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 등 북한의 최대명절을 앞두고 필수 물자를 공수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 북, 북중 무역 재개로 경제난 타개 나선 듯

북중 무역 중단 이후 북한은 한층 가중된 경제난에 시달려왔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가 발표한 무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북한의 대중 수입 규모는 2억2천500만 달러(약 2천7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의 절반에 그쳤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번지기 전인 2019년 30억1천385만달러(3조2천701억원)와 비교하면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수입 물자 감소는 식량과 생필품 부족으로 이어졌다.

국정원은 작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 국무위원장이 '경제난 타개를 위해 밥 먹는 사람은 모두 농촌 지원에 나서라'고 지시할 만큼 북한의 경제 사정이 나빠졌다고 보고했다.

북한 중앙은행이 용지와 특수 잉크 수입 중단으로 화폐 인쇄조차 어려움을 겪고, 필수 약품 품귀로 인해 장티푸스 등 수인성 전염병이 확산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육로 무역을 전면 봉쇄한 북한은 남포항을 이용한 해상 무역에 전적으로 의존해왔다.

그러나 북중 교역의 유일한 통로인 남포항이 포화 상태로 인해 물자 반입에 한계를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신의주 인근 룡천항을 추가 개항해 단둥의 둥강(東港)과 교역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항구 보수 등을 위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수년간 이어진 국제 제재와 코로나19 확산으로 곤경에 빠진 북한으로서는 육로를 통한 북중 무역 정상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양측 교역의 70%를 차지하는 단둥∼신의주 노선을 포함한 철도 운송 재개가 절실한데, 이번에 그동안 걸어뒀던 빗장을 푸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북중 고위직 인사들의 발까지 묶여 있던 상황에서 리진쥔(李進軍) 주북한 중국대사가 작년 말 북한을 떠나 중국에 입성한 데 이어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되자 북한이 국경 봉쇄 해제 수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 대북 무역상들 "완전 정상화까지는 시간 필요" 시각도

단둥의 많은 대북 무역상들은 이번 화물열차 운행과 관련, 중국 당국으로부터 사전에 통지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1월 무역 재개설이 돌았을 때 중국 세관은 대북무역상들에게 북한에 보낼 물자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런 절차가 생략됐다.

단둥의 대북 무역상들은 "작년 11월에는 중국 세관이 북한에 보낼 물자 목록을 제출하라고 통보하고, 접수까지 했으나 이번에는 통지가 없었다"며 "관(官) 차원의 긴급물자 수송"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8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린 한 대북 무역상도 "중조(中朝·중국과 북한) 철로 화물 운행이 재개될 것"이라면서 "이번 화물열차 운행은 일반인을 제외한 외교 인원만 통행이 허용된다"고 적었다.

대북 소식통들은 유일한 물자 수입 창구인 중국과의 교역이 오랫동안 중단돼 북한의 경제 사정이 크게 악화한 점을 들여 이번 화물열차 운행 재개를 계기로 북한이 국경 봉쇄 해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선양총영사관이 최근 육로무역 재개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해상 교역만으로는 필요한 물자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북한이 화물열차 운행을 재개하고, 중국도 북한의 자원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정부의 한 소식통도 "사실상 공식적으로 (북중 간) 물적 교류가 시작됐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열차 운행이 점진적인 국경 재개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중국 내 대북 무역상들 사이에서 완전한 무역 재개인지를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북 무역상은 "북한은 인도적 물자 반입도 거부할 정도로 코로나19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며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확실하게 진정되기 전까지는 쉽게 문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춘제(春節·중국의 설)도 현지에서 지내라고 통제하는 중국도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북중 육로무역 정상화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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