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유럽대회도 못 뛰나…각국 '방역특권 없다' 공표

입력 2022-01-18 10:35  

조코비치, 유럽대회도 못 뛰나…각국 '방역특권 없다' 공표
스페인 "마드리드오픈 뛰려면 방역규칙 따라야"
프랑스 "프랑스오픈 백신 필수"…독일 "누구든 규칙 지켜야"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법정 공방 끝에 호주오픈 출전이 무산된 남자 테니스 단식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유럽에서 열리는 대회에도 뛰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스페인을 방문 중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코비치가 4월 말 열리는 마드리드 오픈에 출전하려면 스페인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호주 정부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한다"며 "우리나라에서 경기하기를 원하는 모든 선수는 스페인의 방역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숄츠 독일 총리도 "각 나라가 적용하는 각각의 규칙은 반드시 준수돼야 한다"며 "(그 나라에서는) 우리가 누구든지 간에 그들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거들었다.
현재 스페인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백신 증명서나 72시간 내 유전자증폭(PCR) 음성 검사서, 코로나19에 걸린 뒤 완전히 회복됐다는 증명서 중 하나를 소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세르비아인이지만 스페인 남부 휴양지 마르베야에도 집을 소유하고 있다. 이번 호주오픈 출전을 위해 호주로 떠나기 전에도 스페인에서 휴가를 보낸 뒤 호주로 바로 출발한 바 있다.
그는 오는 5월에 있을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에도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록사나 마라시네아누 교육부 산하 체육 담당 장관은 이날 프랑스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선수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하원은 지난 16일 보건 증명서를 백신 증명서로 대체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이 시행되면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맞거나 코로나19 항체가 있는 사람만 백신 증명서를 받을 수 있고, 이 증명서가 있어야만 식당이나 카페, 영화관, 공연장, 경기장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호주에서 추방된 조코비치는 이날 세르비아 수도인 베오그라드로 돌아와 대중의 환영을 받았다.
푸른색 마스크를 쓰고서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조코비치는 시민들의 '셀피' 요청에 미소를 지으며 응하는 등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공항 밖에는 조코비치를 환영하는 시민들이 다수 모여들었다. 이들은 세르비아 국기를 흔들며 '조코비치'를 연호했다.
아나 브르나비치 세르비아 총리는 현지 뉴스통신 베타와의 인터뷰에서 "호주 정부의 비자 취소는 가혹하다"며 "이번 사건은 다른 나라에서 법치가 어떻게 기능하고 기능하지 않는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코비치가 모국에서 힘든 시기를 우리와 함께 헤쳐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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