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가는' 중국 성장 엔진…국내 산업계, 수출 부진 우려

입력 2022-01-18 12:03   수정 2022-01-18 14:52

'식어가는' 중국 성장 엔진…국내 산업계, 수출 부진 우려
반도체 대중 수출의존도 높아…"데이터센터 수요로 영향 적을듯"
석유화학·기계산업 등은 타격 전망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김영신 김철선 기자 = 중국의 경제 성장동력이 빠르게 약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산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8.3%, 2분기 7.9%, 3분기 4.9%에 이어 4분기에는 4.0%를 기록했다.
올해는 다음 달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강력한 방역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헝다 사태'로 부동산 시장이 부진하면서 연간 5%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의 공장'이자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급랭은 우리나라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 한국, 중국 수출 의존도 25%…전체 반도체 수출물량의 39.3%는 중국으로
18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액은 1천629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약 25%를 차지했다.
중국으로 수출하는 상위 10개 품목 가운데 가장 비중이 높은 품목은 반도체로, 수출 비중은 30.8%에 이른다.
그다음으로 합성수지(6.1%), 평판디스플레이(4.8%), 석유제품(4.2%), 광학기기(3.4%), 무선통신기기(3.1%) 등의 순으로 중국 수출 비중이 높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우리나라의 전 세계 반도체 수출 물량의 39.3%를 중국으로 수출한다.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중국 경기 둔화세가 계속될 경우 한국 반도체 산업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중국의 거시경제가 둔화하면 한국 경제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특히 반도체 수출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전자제품 수요가 줄면 반도체 수요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이 중국보다 반도체 기술 경쟁력 면에서 우위에 있는 데다 언택트(비대면) 시대가 이어지면서 정보통신(IT) 및 데이터센터 수요는 줄지 않아 반도체 산업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은 "중국 경기둔화에도 중국의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는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데이터센터용 고속 메모리가 매우 필요한 상황인 만큼 우리의 주력 수출 품목인 메모리 수출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고 관측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중국 반도체 시장이 연평균 8.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반도체 성장률 8.8%와 비슷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절반을 차지는 중국 시장의 비중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5G 스마트폰 비중의 확산, 데이터센터 투자 등이 중국 반도체 시장의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석유화학·철강 등 타격받을 듯…"중국 수출 의존도 줄여야"
한국의 대중 수출 품목의 80% 이상은 중간재다. 중국은 한국 기업의 고기술 부품을 수입해 이를 수출과 내수를 위한 최종재와 중간재 생산에 활용한다. 중국이 자국 경기가 둔화했다고 해서 중간재 수입을 대대적으로 줄일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한국의 기계, 철강 산업 등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가전제품과 화장품 등도 수요 감소로 인해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석유화학 제품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국내 석유화학제품의 가장 큰 수출시장으로,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국내 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국내외 수요 둔화, 글로벌 신규 증설 증가에 따른 공급 과잉 부담, 유가 강세로 인한 원재료 부담 등 삼중고에 시달리는 석유화학업계가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중국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외국기업에 대한 혜택 축소, 중국 기업과의 불공정 경쟁 등으로 중국 내에서 생산 비중을 줄여가고 있다"면서 "이번 기회에 수출의 구조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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