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NHS, 코로나 치료 급급해 심장이식 환자도 '뒷전'

입력 2022-01-28 10:44  

영국 NHS, 코로나 치료 급급해 심장이식 환자도 '뒷전'
NHS "진료 의뢰 뒤 1년 이상 대기 30만 건"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민간병원서 수술하기도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영국의 무상 공공의료 체계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 몰두하느라, 다른 질환 치료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생명과 직결된 장기 이식수술이 병상 부족을 이유로 취소되거나 암 진단을 놓쳐 중요한 치료 시기를 흘려보내는 식이다.
NHS가 최근 발표한 통계를 보면 작년 11월 현재 대기 중인 NHS 진료 의뢰는 600만 건에 이른다.
영국의 의료시스템은 먼저 동네 병원 주치의가 환자를 1차 진료한 뒤 NHS의 종합병원에 추가 진료나 시술·수술 등을 의뢰하는 방식이다. 무료인 만큼 어느 정도 대기는 감수해야 한다지만 최근에는 사태가 심각해졌다.
NHS에 따르면 진료 의뢰 후 1년 이상 대기한 사례가 30만 건을 넘었다. 10년 전에는 이 수치가 500건 미만이었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도 많다. 영국 감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팬데믹 시작 뒤 작년 9월까지 1차 주치의가 '누락'한 진료 의뢰 건수가 780만∼980만 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엔 암으로 의심되는 경우도 24만∼74만 건이 포함돼 있다.
팬데믹 상황이 아니었다면 현재 대기 중인 600만 건의 진료 의뢰 외에도 이만큼의 추가 의뢰가 더 있었을 거라는 의미다.
진단 자체가 늦어진다는 점도 큰 문제다.
맥밀런 암 지원센터에 따르면 팬데믹 영향으로 영국 전역에서 약 5만 명이 암 진단을 받지 못하고 시간만 흘려보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 결과 4기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유방암을 진단받는 여성의 숫자는 수개월 만에 48%나 늘었다고 이 단체는 주장했다.
무엇보다 이런 통계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에 집계된 수치다. 오미크론 변이로 의료진 부족 사태가 극심해진 최근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졌을 거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의 몫이다.
영국 런던의 한 환자는 영국에서 신장·췌장 이식을 2년째 기다리고 있다. 심지어 작년 10월 이식에 적합한 장기기증자가 나타났으나, 당시 병원에 중환자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술이 취소됐다.
심장 내막염으로 심장 이식을 대기 중이던 한 환자는 2020년 5월 이식 수술 일정을 잡는 데 성공했지만 팬데믹을 이유로 수술이 취소됐다. 결국 그는 NHS가 아닌 민간병원에서 심장 이식수술을 받았다.
민간 병원은 고가의 치료비 탓에 일반인은 엄두를 내기 어려운 곳이 많다.
NHS의료진협회의 새프런 코더리 부회장은 "슬프게도,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한다고 해서 다른 질병은 갑자기 뚝 진행을 멈추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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