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수영협회 트랜스젠더 선수 호르몬 기준 강화해 '논란'

입력 2022-02-03 12:24  

미 수영협회 트랜스젠더 선수 호르몬 기준 강화해 '논란'
특정선수 논쟁 속 여성대회 '남성호르몬 효과' 강력규제
"국내외 전례없는 차별" vs "생물학적 여성 권익 지킨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미국 수영협회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트랜스젠더 수영선수의 호르몬 수치 등 요건을 강화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미 NBC방송 등이 3일 보도했다.
미국 수영협회(USA Swimming)에는 클럽팀부터 올림픽 대표팀까지 40만명 이상의 수영선수가 소속돼 있다.
협회가 이날 발표한 정책 방안에 따르면 여성으로 전환한 수영선수는 두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경기에 참여하기 전 36개월간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L당 5나노몰(nM: 1몰의 1천분의 1)을 넘지 않아야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대표적인 남성 호르몬이다.
또한 남성으로서 사춘기를 보낸 것이 다른 시스젠더(타고난 생물학적 성과 젠더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 여성과의 경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의료인으로 구성된 3명의 패널이 트랜스젠더 수영선수의 신청을 검토하고 관련 정책을 운용하게 된다.
협회는 이날 남성과 여성 시스젠더 선수들의 기록 데이터 비교 결과를 공개했다.
이 데이터에서 작년 상위권에 오른 여성 선수들은 대체로 장·단거리 남성 경기에 참가했다면 순위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 대학스포츠협회(NCAA)가 자체 트랜스젠더 정책을 폐기하고 각 종목별 기구가 자체적으로 규칙을 정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발표한 지 수주 만에 나온 것이다.
이같은 행보는 최근 논란이 된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리아 토머스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작년 11월 펜실베이니아대학 소속 수영선수인 리아 토머스가 200야드(182.88m), 500야드(457.2m) 자유형에서 시즌 최고 기록을 달성하고 NCAA 챔피언십 출전자격을 얻어 논란이 된 바 있다.

NCAA의 결정은 시즌 중반에 갑자기 내려졌기에 리아 토머스에 대한 비판 여론에 굴복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그러나 토머스의 경우 미국 수영협회 소속이 아니어서 이 규칙의 적용을 받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NCAA는 수영협회의 새로운 정책을 검토하고 내용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권고안을 낼 예정이다.
현재도 트랜스젠더 수영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제한 규정이 있다.
현행 규정상으론 트랜스젠더 선수들은 챔피언십 선수 선발 4주 전까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보고해야 한다. 이 수치는 L당 5 나노몰을 넘길 수 없다.
성소수자 옹호단체 등은 반발하고 있다.
트랜스젠더 육상선수 출신인 조안나 하퍼는 "국내 스포츠 단체든 국제 조직이든 여성으로 전환한 트랜스젠더 선수에게 24개월 이상 호르몬 치료나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요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한 시민은 트위터에 "새로운 규정은 순전히 리아 토머스를 팀에서 쫓아내기 위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일부 찬성 여론도 있다.
1984년 LA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이자 변호사인 낸시 혹스헤드-마커는 트위터에 "새로운 기준으로 생물학적 여성의 권익을 지킬 수 있게 해 준 수영협회에 감사하다"라고 적었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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