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쿠데타 후에도 미얀마군 간부 초청해 돈 주며 교육"

입력 2022-02-07 09:12  

"일본, 쿠데타 후에도 미얀마군 간부 초청해 돈 주며 교육"
'민주주의에 역행' 지적…방위성, 미얀마와 관계 구축에 공들여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시민을 학살하고 있음에도 일본 정부는 미얀마군 간부를 일본으로 초청해 돈까지 주며 교육해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미얀마에 쿠데타가 발생한 후에도 미얀마군 간부나 간부후보생을 유학생으로 수용해 교육·훈련을 계속하고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방위성은 2015년부터 미얀마군을 위탁받아 교육하고 있으며 작년 2월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후에도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계속하고 있다.
그간 방위성의 교육·훈련에 참여한 미얀마군 관계자는 20∼30대이며 30명에 달했다.
미얀마군 간부 17명이 방위연구소나 자위대 간부 학교에서, 미얀마군 간부후보생 13명이 방위대학교에 각각 수용됐다.
방위성은 이 가운데 간부 2명(소령, 대위)과 간부후보생 2명 등 모두 4명을 쿠데타 발생 후 받아들였다.
간부는 안전보장에 관한 실무 교육을 수개월∼1년 정도 받으며, 간부후보생은 기본적인 교육이나 실탄 사격을 포함한 훈련을 5년간 받는다.
방위성은 미얀마가 개발도상국이라는 이유로 연간 55만2천엔(약 576만원)인 수업료를 면제했으며 간부에게는 월 14만4천엔(약 150만원)을, 간부후보생에게는 8만3천엔(약 87만원)을 매달 지급하고 있다.
일본은 미얀마가 군사적으로 대두하는 중국이나 인도와 접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라고 여기고 있다.

방위성은 자위관을 파견해 군사 관계자에게 의학이나 기상학을 가르치거나 일본어 교관을 육성하는 등 미얀마와의 관계 구축에 장기간 공을 들여왔다. 다만 자위관 파견 교육은 쿠데타 후 중단됐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의 폭력으로 약 1천5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되는 등 군부의 폭거가 도를 넘은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미얀마군 간부를 초청해 교육하는 것은 민주주의 질서에 역행하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작년 12월 "미얀마군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군사 유학 프로그램을 즉시 중지해야 한다"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호주가 작년 3월 미얀마군과의 군사협력을 중단한 것을 거론하며 방위성도 미얀마군 관계자 교육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방위성은 "(교육·훈련을 받은 미얀마군 간부가) 문민통제 아래에 있는 자위대를 이해하고 본국(미얀마)에서 활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교육·훈련을 통해 미얀마군 간부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들이 미얀마로 돌아가 군의 내부를 변혁하는 것을 기대한다는 설명인 셈이다.
하지만 방위성은 교육·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이 귀국 후에 어떤 자리에서 활동하는지 다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민간단체인 '일본·미얀마 교육교류기금' 대표인 미야케 고지(三宅宏司) 무코가와(武庫川)여자대 명예교수는 "지금은 미얀마 국민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며, 정부로서 민주화 절차에 어떻게 관여할지 생각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은 지난달 2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음연도 미얀마군 교육·훈련에 관해 "현시점에서 결정되지 않았다.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반응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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