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예프까지 90㎞…벨라루스 집결 러시아군 우크라 공격할까

입력 2022-02-08 14:55   수정 2022-02-08 15:17

키예프까지 90㎞…벨라루스 집결 러시아군 우크라 공격할까
10일부터 러·벨라루스 합동 군사훈련…"공격 아니라 방어"
"러, 벨라루스 사실상 점령…계속 주둔 가능성"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 러시아 병력이 우크라이나 북쪽과 접경한 벨라루스에 속속 집결하면서 러시아군의 공격 개시 가능성에 촉각이 모인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와 합동 군사훈련을 목적으로 러시아 병력과 무기를 벨라루스로 이동 배치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군이 벨라루스를 거점 삼아 우크라이나 북부로 침략할 수 있다고 의심한다.
벨라루스 국경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까지는 불과 90㎞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수 시간 내 도달할 수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벨라루스에 배치된 러시아군은 냉전 이후 최대 규모로 병력 대부분이 키예프에서 차로 단 2시간 거리에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나토 관리들은 벨라루스 주둔 러시아 병력이 지난 1∼2월 사이에 5천명에서 3만명으로 증원됐다고 파악하고 있다.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벨라루스·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0㎞ 이내 세 곳에 무기와 병력을 추가로 배치했다.
CNN방송은 6일 훈련 장소인 벨라루스 남부 루니네츠 내 비행장에는 대공 방어시스템인 S-400과 전투기 Su-25 10여대 등이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5일 러시아 국방부도 공식적으로 루니네츠에 이런 군사력을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루니네츠에서 수백㎞ 떨어진 두 곳에서도 러시아가 병력을 증강하고 군사 기지를 설치 중인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270㎞ 떨어진 벨라루스 남동부 레치차 지역에는 탱크, 곡사포를 포함해 기동 전투 차량이 배치돼 있으며 막사 등 야전 숙영 시설도 설치되고 있다.
레치차 남동쪽으로 우크라이나 국경과 25㎞ 떨어진 옐스크 인근에도 단거리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러시아 병력이 새로 배치됐다.
최근의 병력 기동에 대해 러시아군 당국은 10일부터 이 지역에서 벨라루스군과 합동 군사훈련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벨라루스 영공에 수시로 전폭기를 보내 무력 시위를 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5일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전폭기 Tu-22M3 2대가 벨라루스 공군과 연계해 4시간에 걸쳐 초계비행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전략 폭격기는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벨라루스 영공에서 초계비행을 펼치며 위력을 과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때 벨라루스를 전진 기지로 사용하려는 계획을 염두에 두고 접경 지역에서 군사 활동을 증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이 같은 군사행동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나토의 동유럽 군사력 증강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거듭 반박한다.
심지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나토가 폴란드에 핵무기를 배치하면 이에 대응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핵무기를 자국에 배치해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냉전 시기 옛 소련 연방이었던 벨라루스에 핵무기가 배치됐으나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로 옮겨졌다.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군사력을 증강 배치한 것이 우크라이나를 위협하는 효과와 함께 사실상 벨라루스를 점령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일부 유럽의회 의원은 최근 유럽연합(EU)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벨라루스 주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그리고 전체 유럽에 대한 위협이며 궁극적으로 벨라루스를 점령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간 특수관계에 비춰 이 같은 분석이 가능하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위기를 빌미로 벨라루스와 통합을 앞당길 기회를 잡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실제로 양국은 1999년 연합국가 창설 조약을 체결한 뒤 국가통합을 추진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루카셴코 정권과 그를 지원하는 러시아는 미국과 EU가 벨라루스에 친서방 정권을 세우기 위해 벨라루스의 사회적 혼란을 부추긴다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친서방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막고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벨라루스에 증강 배치한 병력을 계속 주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유럽의회 의원들은 전망한다.
songb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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