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천문학계 '더는 못 참아'… 위성 관측방해 대처 기구 설립

입력 2022-02-09 16:20   수정 2022-02-09 16:22

국제 천문학계 '더는 못 참아'… 위성 관측방해 대처 기구 설립
급증하는 저궤도 위성에 맞서 '어둡고 조용한 하늘 지키는 센터' 가동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스타링크'를 비롯한 인터넷용 저궤도 위성이 늘어나면서 '국제천문연맹'(IAU)이 위성에 의한 천문 관측 피해를 최소화하고 학계의 목소리를 결집하기 위한 전문 기구를 설립했다.
'사이언스 얼러트'(ScienceAlert) 등 과학 전문 매체에 따르면 이 기구의 공식 명칭은 '위성 무리의 방해로부터 어둡고 조용한 하늘을 지키는 센터'.
위성 관련 업체에 천문 관측을 방해할 수 있는 빛 공해를 최소화하도록 요구하고 당국에 관련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촉구하는 한편 위성의 빛 공해 문제 해결에 나선 천문학자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미국 국립 광학·적외선 천문학연구실(NOIRLab)과 '스퀘어 킬로미터 어레이 기구'(SKAO)가 주축이 됐다. NOIRLab은 위성에서 반사하는 빛이 지상 광학망원경의 우주 관측을 방해하는 점이, SKAO는 위성이 사용하는 전파가 전파망원경이 포착하려는 대역의 주파수와 겹치는 문제 때문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광학망원경은 인공 빛이 없는 어두운 하늘, 전파망원경은 전파 잡음이 없는 조용한 하늘이어야 최대 관측 성능을 발휘하는데 저궤도 위성이 늘어나면서 이를 위협하는 상황이다.
지난 2019년 이후 저궤도 위성은 2천200개에서 5천여개로 배 이상 급증했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가 우주 인터넷망을 구축하겠다며 쏘아올린 스타링크 위성이 2천개를 넘기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스타링크만 1만개 이상의 위성을 배치할 예정인데다, 영국의 '원웹'(OneWeb)이나 아마존의 '프로젝트 카이퍼'(Project Kuiper) 등도 비슷한 계획을 추진 중이어서 지구 저궤도는 우주인터넷용 위성으로 넘쳐날 전망이다.
호주 플린더스대학의 우주 고고학자 앨리스 고먼 교수는 사이언스 얼러트와의 회견에서 "2020년대 말까지 새 위성이 10만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있어 정말로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IAU 센터는 이에 관한 정보와 국제적 대응을 조율하고 천문학계의 목소리를 강하게 대변할 수 있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천문학자와 상업위성 업체 간의 생존게임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대규모 위성 없이는 세계의 절반이 인터넷을 갖지 못하는 것처럼 호도되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이런 주장에 비판적"이라고 했다.
캐나다 평화·안보연구소 '프로젝트 플라우셰어'(Project Ploughshares)의 우주 안보 선임연구원 제시카 웨스트는 IT매체 '기즈모도'(Gizmodo)와 회견에서 "위성 대 천문학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다른 요구와 관심, 가치를 어떻게 중재할 것이냐의 문제"라면서 "공개적인 대화와 조율된 집단 행동이 필요한데, 국제 천문학계는 이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세계가 이를 듣고있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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