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지목한 큐어넌 배후 'Q'의 정체…軍 수뇌부 아니었다

입력 2022-02-21 07:25  

컴퓨터가 지목한 큐어넌 배후 'Q'의 정체…軍 수뇌부 아니었다
언어학적 분석 결과 남아공 음모론자·한국계 미국인 유력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지하에 숨어있던 음모론자들을 미국 현실정치를 흔드는 거대 집단으로 결집한 큐어넌(QAnon)의 창시자 '큐'(Q)의 정체가 당초 알려진 것처럼 미군 수뇌부나 정부 고위관계자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스타트업과 프랑스 언어학자들이 익명의 네티즌 Q가 남긴 글들과 큐어넌 관련자들의 소셜미디어 메시지 등을 언어학적으로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Q는 2017년 10월 인터넷 게시판에 "미국 정부 내에 사탄 숭배자가 암약하고 있다"는 글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음모론을 전파했다.
미국 민주당의 최고위 인사들과 정부 내부의 기득권 세력의 이익공동체인 '딥 스테이트'가 정부를 통제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출마한 것은 이들로부터 미국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Q의 주장에 미국 내 보수세력이 결집하기 시작했다.
Q가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마다 보수세력은 열광했고, 그의 주장을 종교적인 계시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나왔다. Q의 주장을 신봉하는 이들에겐 큐어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Q는 자신의 정체를 공개한 적이 없지만, 큐어넌은 Q가 정부 내부의 기득권 세력의 소식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연구자들이 Q의 후보로 거론되는 13명의 글과 Q가 남긴 10만 단어 분량의 글을 컴퓨터로 비교·분석한 결과는 이 같은 추정과 달랐다.
큐어넌의 지도적 인물 중에서 남아공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폴 퍼버(55)와 극우 성향의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한국계 미국인 론 왓킨스(34)가 Q의 정체로 지목됐다.
퍼버는 남아공 국적이지만 오랜 기간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 등 음모론과 관련해 인터넷에서 활동을 펼친 인물이다.
왓킨스는 백인 우월주의와 신(新)나치 성향의 네티즌들이 모이는 '8chan'이라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후신인 '8kun'을 운영해왔다.
연구자들은 Q가 처음으로 등장했을 때는 퍼버의 글과 유사하지만, 이후 왓킨스의 특성이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퍼버와 왓킨스가 시기를 나눠 Q의 메시지를 작성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두 사람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은 Q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퍼버는 Q의 메시지에 깊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의 문장 스타일이 바뀐 것이라고 해명했다.
퍼버는 Q가 정부 고위관계자일 것이라는 주장을 고수했다.
왓킨스도 "난 Q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애리조나주(州)에서 의회 선거에 도전 중이다.
Q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인 2020년 12월부터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ko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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