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우크라 "러군 체르노빌 원전 점령…공격으로 안전위험"(종합2보)

입력 2022-02-25 03:28   수정 2022-02-25 15:42

[우크라 침공]우크라 "러군 체르노빌 원전 점령…공격으로 안전위험"(종합2보)
남부 헤르손으로도 러군 진입, 크림반도 용수 확보…"우크라 지상 군사시설 83곳 파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부 벨라루스 쪽에서 남쪽으로 진군하며 국경에서 멀지 않은 우크라이나 북부의 체르노빌 원전을 점령했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 미하일로 포돌랴크가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포돌랴크 고문은 "러시아군의 완전한 무차별 공격 뒤에 원전이 안전하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 "이는 현재 유럽에 대한 가장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체르노빌 원전 점령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군인들은 지난 1986년 원전 참사의 비극이 재현되지 않도록 그들의 목숨을 바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부터 원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 1개 정찰 소대가 체르노빌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에 항복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2000년 이후 모든 원자로 가동이 완전히 중단된 체르노빌 원전은 벨라루스와의 국경에서 남쪽으로 16km,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약 100km 떨어져 있다.
1986년 폭발 사고가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은 반경 30km 지역이 지금까지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소개 구역'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되고 있다.
폭발한 원자로 4호기에선 사고 직후 핵연료와 핵물질이 남아있는 원자로 위에 급하게 씌웠던 콘크리트 방호벽에 금이 가는 등 붕괴 우려가 커져 100년을 버틸 수 있는 철제 방호벽을 덧씌우는 작업을 했으며, 2019년부터 추가 방호벽이 가동에 들어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 공격으로 우크라이나군이 큰 손실을 보았다면서 상당수 군용기와 장갑차량을 잃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키예프 인근 비행장을 두고 러시아군과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또 하리코프 부근에서 러시아군 탱크 4대를 파괴했으며 루간스크 지역 인근 마을에서 러시아군 50명을 사살하는 한편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 군용기 6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격추된 군용기나 파괴된 탱크는 없다고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측 인명 피해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40명의 군인과 수십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최신 집계가 아니어서 희생자가 더 늘어났을 수도 있다.
남부 오데사 지역 당국자는 미사일 공격으로 18명이 숨졌다고 말했고 키예프 인근 브로바리 마을의 당국자도 최소한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의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내 83곳의 지상 군사시설이 기능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국방부 대변인은 또 러시아군이 크림반도를 통해 인접한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으로 진격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헤르손시 진입으로 우크라이나 측의 '북(北)크림 운하' 봉쇄를 풀고 크림반도로의 관개용수 공급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 반군도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방어선을 뚫고 6~8km 진군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시와 키예프 외곽 키예프주는 이날부터 저녁 10시에서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시간대에 야간 통금령을 내렸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은 4개 지하철 역사를 방공호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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