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시중은행 간 모바일 이용자 격차 확대…플랫폼 생존경쟁

입력 2022-02-27 06:10   수정 2022-02-27 11:07

인뱅·시중은행 간 모바일 이용자 격차 확대…플랫폼 생존경쟁
토스·카뱅 1천300만명…KB 1천만명·신한 948만명
금융사 경영목표, 자산 아닌 모바일 이용자…"가치평가 기준 바뀌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지헌 김유아 오주현 기자 = 모바일 앱 방문자를 끌어오기를 위한 은행 간 다툼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시중은행 최고경영자(CEO)들도 이제는 자산 규모 확대보다 모바일 고객 확대를 최우선 경영목표로 중시하는 모습이다.

◇ 카뱅·토스 앱 이용자 수, KB·신한과 격차 벌려
27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년 전보다 21% 늘어난 1천317만154명으로, 은행·뱅킹서비스 부문 앱 중 가장 많았다.
MAU란 한 달간 해당 서비스를 쓴 이용자 수를 말한다.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로 널리 쓰인다.
뒤를 이은 앱은 KB국민은행 스타뱅킹으로 1천36만2천569명이었다. 증가율이 10% 선에 머물면서 카카오뱅크와의 격차는 더 1년 전보다 더 벌어졌다.
KB 스타뱅킹의 뒤를 이은 '신한 쏠'의 MAU는 948만8천829명이었다. 1년 전 대비 증가율은 17% 수준으로 역시 카카오뱅크와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토스까지 은행 앱 범주에 포함하면 기존 은행권 모바일 앱은 사용자 순위 경쟁에서 더 뒤로 밀린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는 별도 은행 앱을 출시하지 않고 핀테크 서비스 및 증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토스 앱에 은행 서비스를 추가하는 방식을 택했다.
작년 12월 기준 토스의 MAU는 1년 전보다 33% 증가한 1천397만4천762명으로 카카오뱅크를 앞섰다.

◇ "은행 서비스만으론 부족"…생활서비스로 외연 확장
대형 은행들은 MAU 확보 경쟁에 뒤처지지 않고자 고객들이 모바일 앱에 더 오래 머물게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계열사 금융 서비스를 앱 하나에 망라하는 것은 물론 각종 헬스케어, 반려동물 돌보기 등 생활편의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작년 12월 시작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로 종합자산관리 및 지출관리 제공이 가능해진 것도 앱 체류 시간을 늘리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10월 새 KB스타뱅킹 앱을 출시했다. 기존 은행 업무에 더해 자산관리, 주식매매, 간편결제, 보장보험분석, 중고차 팔기 등 계열사 서비스를 앱 하나에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원 앱' 전략을 통해 MAU 확대를 도모하겠다는 의도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MAU 확대를 위해 기존 상품 및 서비스 제공과 함께 고객이 KB스타뱅킹에서 더 많은 시간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은행권 최초로 배달 서비스 '땡겨요'를 출시하는 등 비금융 서비스 및 콘텐츠 제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10월 출시를 목표로 새 금융플랫폼 앱도 준비 중이다. 현재도 전 계열사 금융 서비스를 추가 앱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신한플러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용자 관점에서 더 편리하고 간소화된 혁신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엔 일본 NTT도코모가 보유했던 KT 지분(5.48%)을 인수해 KT의 2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보유한 KT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금융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행보다.

◇ "얼마나 더 자주 앱을 사용하는지가 경영 최우선 목표"
모바일 고객 확대를 통한 금융 플랫폼 선점은 이제 은행권의 생존 싸움이 됐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시장은 우리를 '덩치만 큰 공룡'으로 보고 있다. 공룡은 결국 멸종했다"고 일갈했다.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주문이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지난 1월 취임사에서 "모두가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을 향한 확고한 목표를 가슴 깊이 새기고 경영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난관을 돌파해 나간다면 빅테크와의 플랫폼 경쟁에서도 확실히 승기를 잡고 '금융 시가총액 1위'로 반드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도 이달 초 행장 내정 후 첫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플랫폼 경쟁력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은행장들이 취임 초 '자산규모 확대'를 강조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것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산 규모보다 얼마나 더 자주 카카오뱅크 앱을 사용하는지가 경영 첫 번째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MAU 확대가 단순히 대출을 늘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금융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는 금융주에 대한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방식을 플랫폼에 대한 가치평가 방식으로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며 "가치평가가 이익이나 장부가치가 아닌 고객 기반에 주안점을 두고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표] 주요 은행·뱅킹서비스 앱 월간활성이용자(MAU)

┌───────┬────────┬────────┬────┐
│앱 명 │ 2020년 12월 │ 2021년 12월 │ 증가율 │
├───────┼────────┼────────┼────┤
│ 토 스│ 10,534,427 │ 13,974,762 │ 33% │
├───────┼────────┼────────┼────┤
│ 카카오뱅크 │ 10,902,800 │ 13,170,154 │ 21% │
├───────┼────────┼────────┼────┤
│ KB국민은행 │ 9,457,578│ 10,362,569 │ 10% │
│ 스타뱅킹 ││││
├───────┼────────┼────────┼────┤
│신한 쏠 │ 8,136,505│ 9,488,829│ 17% │
├───────┼────────┼────────┼────┤
│ NH스마트뱅킹 │ 8,374,692│ 8,843,456│ 6% │
├───────┼────────┼────────┼────┤
│ 우리은행 │ 5,413,812│ 5,962,304│ 10% │
│ 우리WON뱅킹 ││││
├───────┼────────┼────────┼────┤
│ 하나원큐 │ 3,480,345│ 4,725,437│ 36% │
├───────┼────────┼────────┼────┤
│ 올원뱅크 │ 2,679,152│ 3,448,146│ 29% │
├───────┼────────┼────────┼────┤
│ 케이뱅크 │ 1,151,773│ 3,103,829│ 169% │
└───────┴────────┴────────┴────┘
※ 토스는 2021년 10월 은행 서비스 개시.
※ 자료: 모바일인덱스
p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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