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줄어든 유류세 인하…내달 연장 유력, 인하율 확대할까

입력 2022-02-27 05:31   수정 2022-02-27 07:48

약발 줄어든 유류세 인하…내달 연장 유력, 인하율 확대할까
20% 인하로 리터당 164원 내렸지만 유가·환율 상승에 194원 올라
체감유가 내리려면 인하율 확대 필요하지만 세수 감소는 부담


(세종=연합뉴스) 차지연 곽민서 김다혜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역대 최대 폭 유류세 인하 조치의 '약발'이 다해가는 가운데, 정부가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를 다음 달 중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 휘발윳값이 리터(ℓ)당 1천800원을 돌파하는 등 국민 부담이 커지고 있어 현재로선 연장이 불가피한데, 관건은 인하율 조정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유가 동향을 살피며 유류세 20% 인하 조치의 연장 여부를 검토해 다음 달 중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유류세 인하는 시행령 개정 사안이다.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 등 절차를 밟아 시행령을 개정하려면 한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해 11월 12일부터 시작한 유류세 인하 조치의 종료일은 오는 4월 30일로, 이를 연장하려면 늦어도 3월 말에는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정부는 이를 고려해 다음 달 말까지 연장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방침이었으나 선제 대응 차원에서 다음 달 초중순으로 발표 일정을 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처음 결정할 때보다 높아진데다 당분간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로선 유류세 인하를 3개월가량 연장하는 안이 유력하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결정한 지난해 11월 둘째 주 수입 원유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평균 82.5달러였는데 2월 넷째 주에는 평균 95.0달러까지 상승했다.
정부는 2018년 11월 고유가로 유류세를 15% 인하했다가 반년 뒤 인하율을 7%로 축소하고 넉 달 후 유류세 인하 조치를 종료한 바 있다.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단계적 환원을 한 것인데 이번에는 석유류 가격 상승세가 심상찮은 만큼 인하율 축소를 진행할 가능성은 적다.


이번에는 오히려 연장과 함께 인하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라 휘발윳값이 유류세 인하 조치 이전으로 돌아가는 등 기존 조치의 효과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휘발유 1ℓ를 구매할 때는 원래 529원의 교통·에너지·환경세(교통세)와 138원의 주행세(교통세의 26%), 79원의 교육세(교통세의 15%) 등 약 746원의 유류세와, 유류세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까지 820원의 세금(기타 부가세는 제외)이 붙는다.
정부의 유류세 20% 인하 조치로 현재 세금은 리터당 656원으로 164원 내려갔다.
그러나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 자료로 보면 국제 휘발유가격은 지난해 12월 리터당 638.1원(배럴당 85.7달러·환율 1,183.7원)이었는데 올해 2월 넷째 주 리터당 831.6원(배럴당 110.6달러·환율 1,195.4원)으로 30% 올랐다.
유류세 인하로 리터당 164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있었지만,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이후 193.5원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한 것이다.
원유에 붙는 관세 3%나 국내 유통비용, 주유소 마진 등까지 더하면 휘발유 가격은 1천800원대 중후반까지 올라갈 수 있고, 국제유가 상승세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 2천원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전국 휘발유 가격은 유류세 인하 조치를 결정한 지난해 11월 둘째 주 리터당 1천807.0원을 기록한 뒤 이후 하락하다가 올해 1월 셋째 주부터 상승세로 전환했고 이제 인하 조치 전 수준을 넘보고 있다.
현재 20%인 유류세 인하율을 25%로 확대하면 휘발유 가격 인하 효과는 리터당 205원으로 늘고 30%까지 확대하면 인하 효과가 246원까지 올라간다.
체감유가를 내리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유류세 인하율을 높여 인하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도 인하율 확대에 대한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지 않았으나, 이미 시행 중인 20%가 역대 최대 폭인데다 세수 등 다른 요인도 고려해야 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6개월간 유류세 20% 인하로 세수는 2조5천억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인하율을 유지하고 인하 조치를 단순 연장하더라도 세수 추가 감소가 불가피한데 인하율을 확대할 경우에는 세수 감소 폭이 훨씬 더 커지게 된다.
이에 정부는 당분간 국제유가 동향 등을 지켜본 뒤 3월 중 인하 조치 연장과 인하율 조정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 인하 조치 연장 여부, 원자재 할당관세 인하 폭·대상 확대 여부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charg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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