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푸틴과 친한 헝가리 총리, 총선 행보에 '불똥'

입력 2022-03-04 17:24   수정 2022-03-04 17:42

[우크라 침공] 푸틴과 친한 헝가리 총리, 총선 행보에 '불똥'
선거 우세 점쳐졌지만 러시아 침공으로 분위기 '반전'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러시아에 국제사회 비판이 높아지자 친러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역풍에 직면했다고 4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지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정치 활동 초기 친서방 행보를 보였지만 12년 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친러시아 성향으로 변모했다.
이후 그는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구매하고 원자력발전소 건설에도 협력하는 등의 다수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19년에는 모스크바에 있던 러시아 국영 국제투자은행(IIB)이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로 이전하는 등 양국의 재정적 관계도 강화됐다.
또 러시아 신흥재벌들은 황금비자 제도를 통해 헝가리 거주 허가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처럼 러시아와 우호 관계를 돈독히 한 까닭에 오르반 총리는 지난 10년 동안 다른 유럽 지도자들보다 자주 푸틴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했다.
이처럼 강한 친러 성향을 보이는 오르반 총리는 내달 3일 실시될 총선에서도 우세가 점쳐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이러한 분위기도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는 수십만 명의 헝가리인이 거주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물가 상승, 공공요금, 의료 체계보다 더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페테르 마라키자이 야당 대표는 지난 1일 저녁 IIB 본부 앞에 모인 수백만 명의 군중 앞에서 "오르반 총리는 푸틴의 애완견"이라며 "전쟁이 모든 것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모든 사람이 전쟁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중도 푸틴 대통령 얼굴에 줄이 그어진 팻말을 들고 "러시아인은 집으로 돌아가라"고 외쳤다.
헝가리에서는 "우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회원국이지만 오르반 총리가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탓에 그들은 우리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분노가 쌓이자 오르반 총리는 뒤늦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했다.
또 처음에는 거부했던 EU의 러시아 제재에 따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헝가리 싱크탱크인 리퍼블리컨 연구소 관계자는 "야당은 선거 운동에서 내세울 쟁점을 갖고 있지 않았다"며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모든 사람이 전쟁에 관심을 두게 됐다. 정치인들은 끊임없이 전쟁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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