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2년 멀어진 '종식의 꿈'…엔데믹 향하는 지구촌

입력 2022-03-08 13:01   수정 2022-03-08 13:15

팬데믹 2년 멀어진 '종식의 꿈'…엔데믹 향하는 지구촌
WHO '팬데믹' 선언 2년째…델타 이어 오미크론 유행 못막아
백신으로도 종식엔 역부족…빗장 풀고 '포스트 코로나' 채비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이것은 통제할 수 있는 팬데믹입니다. 이 싸움에는 모든 개인과 부문이 동참해야 합니다"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세에 팬데믹을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로부터 2년이 지났지만 그의 예측과 달리 인류는 여전히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승기를 잡지 못한 채 사투 중이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보고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인류는 1년 만인 2020년 12월 고대하던 백신 상용화에 성공해 잠시나마 전세 역전을 꿈꿨다.
하지만 델타 변이에 이어 곧바로 등장한 오미크론 변이는 더 빠른 속도로 지구촌을 휩쓸며 코로나19를 종식할 수 있다는 희망은 사실상 사라졌다.
이제 각국은 코로나19를 종식한다는 정면승부 전략에서 궤도를 수정해 코로나19를 '엔데믹'(Endemic·토착병)으로 받아들이는 대전환의 길목에 서 있다.


◇파도처럼 출렁인 확진자 그래프…'게임 체인저'는 없었다
지난 2년간 전세계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를 그래프로 그리면 마치 파도처럼 출렁이며 고저를 반복하는 양상이다.
초기까지만 해도 각국은 사상 초유의 대혼란 속에서도 봉쇄령, 휴교령, 재택근무, 마스크 쓰기, 거리두기를 총동원해 방어막을 세우고 백신이라는 '게임 체인저'가 나타나기를 고대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2020년 1월 중국 첫 사망자를 낸 것을 시작으로 아시아를 휩쓴 뒤 같은달 22일 바다 건너 미국에서도 첫 사망자를 내면서 고삐 풀린 듯 번져나갔다.
그해 3월 11월 WHO가 팬데믹을 선언하며 총력전을 예고했으나 오히려 확산세는 가팔라졌다.
전세계 누적 확진자가 1천만명을 찍은 것은 2020년 6월인데, 2천만명이 된 것은 두 달 뒤였고 3천만명까지는 불과 한 달이 걸렸다.
꺾일 줄 모르고 우상향으로 치닫던 확진자 그래프는 실제로 백신 등장과 함께 처음으로 고개를 숙였다. 당시 언론은 백신에 대해 '바이러스에 대한 인류의 역습', 바이러스와 전쟁에서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라는 찬사를 보냈다.


2020년 12월 화이자 백신이 세계 처음으로 영국에서 사용 승인을 받고 접종이 시작된 것을 기점으로 기세가 누그러지기 시작하면서 그래프는 2021년 1월 고점을 찍고는 내리막으로 돌아섰다.
곧이어 모더나 백신이 가세하면서 잠시나마 각국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한줄기 승산을 점치며 팬데믹이 종식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델타 변이 등장, 여름 휴가철 봉쇄 완화 등으로 대유행이 되풀이되면서 백신 역시 판도를 바꾸는 데 역부족이었다.
그러다 그래프가 기존 고점을 뚫고 수직으로 상승한 것은 지난해 말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전세계 하루 확진자는 70만명대였다가 전염력이 더 강한 오미크론이 남아공에서 등장해 지구촌을 집어삼키면서 한달 만인 2022년 1월 380만명대로 치솟았다.
코로나19와의 싸움이 장기화하면서 '봉쇄 피로감'이 높아졌고 각국 정부는 경제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 종식론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던 와중에 오미크론 변이의 출현은 '결정적 한방'을 날린 셈이 됐다.
그렇다고 백신이 무용지물은 아니었다.
백신을 맞아도 감염은 되지만 중증 이행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의학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를 보면 전세계의 코로나19 하루 사망자수는 지난해 1월 중순 1만5천명을 넘어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이었지만 지난달 하순부터 1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 '포스트 팬데믹' 채비…"결국은 엔데믹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지난해 11월24일 처음 보고된 오미크론 변이는 이전 변이와는 차원이 다른 속도로 확진자를 쏟아냈다.
전세계 누적 확진자는 올해 2월 4억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오미크론 변이와 맞물려 불과 한 달 사이에 1억명이 추가된 것이었다.
확진자수가 기록적으로 늘어났지만 팬데믹 2년차를 지나는 각국 정부는 여론 악화, 경기 침체 탓에 첫해처럼 강력하게 봉쇄령을 다시 내릴 수는 없었다.
바이러스 종식이 불가능해졌다고 판단한 여러 정부는 엔데믹으로 전환할 채비에 나섰다.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났으며 상대적으로 치명률이 낮고 백신 접종률이 어느정도 목표를 달성했다고 보고 방역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으로 전환했다.
유럽에 이어 미국도 수도 워싱턴DC와 각주에서 속속 마스크 의무화 해제에 동참하는 등 방역 완화 분위기가 완연하다. 팬데믹 사태가 선포된 지 2년을 맞은 미 정부는 '포스트 팬데믹'(팬데믹 이후)으로 전환을 검토 중이다.
2년 가까이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막았던 호주도 지난달부터 국경을 개방했고, 역시 강경한 입국 통제로 일관하던 뉴질랜드 역시 지난달부터 국경을 순차적으로 열기로 했다.
한국은 미국과 유럽이 이미 경험한 오미크론 대유행의 한복판을 지나는 시점이다.
다만 정부는 지난달 팬데믹 2년 만에 처음으로 코로나19를 '계절독감'처럼 관리하겠다고 밝히며 일상 복귀 방안을 내비쳤다.
newgla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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