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크라 국경에선] 난민 시름 달래는 한국인 플루티스트

입력 2022-03-08 09:14  

[지금 우크라 국경에선] 난민 시름 달래는 한국인 플루티스트
플루리스트 송솔나무씨 폴란드 국경서 '위로 공연'
"전쟁 뉴스 보고 폴란드행…아이들 위로하고 싶었다"



(프셰미실[폴란드]=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7일 오후(현지시간) 수많은 우크라이나 난민이 도착하는 폴란드 국경도시 프셰미실 중앙역 2번 플랫폼은 플루트 선율로 가득 찼다.
바짝 긴장하며 종종걸음을 하던 몇몇 우크라이나 난민은 한동안 발길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고 어떤 사람은 이를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추위를 견디고자 담요로 온몸을 두른 채 벤치에 앉아있던 한 우크라이나 소년도 관심 어린 눈으로 연주자를 지켜봤다. 뜻하지 않는 이방인의 연주에 몇몇은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전쟁의 두려움과 고된 피란 생활에 헝클어졌던 표정이 잠시나마 안도를 찾는 듯했다.
공연의 주인공은 드라마 '이산'·'허준' 등의 주제곡으로 잘 알려진 플루티스트 송솔나무(46) 씨다.
송씨는 이날 자신이 직접 쓴 '내 고향'이라는 곡을 연주했다. 실향민의 아픔을 그린 곡이라고 한다.
그는 "음악을 통해 우크라이나인들을 위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줄곧 뉴스로 접해온 송씨는 안타까운 마음에 갑작스럽게 폴란드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에게 힘을 주고 싶다는 소망이 한국에 있던 자신을 움직였다고 송씨는 전했다.

"여기 있는 아이들은 대부분 아빠 없이 국경을 넘었어요. 심리적으로 불안할 수 있죠. 음악이 이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송씨는 중앙역 공연을 마친 뒤 시내 또 다른 난민 임시수용시설을 찾아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연주를 선보이고 리코더와 닮은 '아일랜드 휘슬'을 선물로 나눠줬다.
월드비전·기아대책 등 구호기구 홍보대사로도 활동하는 그는 과거에도 분쟁·재난재해 등으로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을 위로하고자 무상 공연을 여러 차례 한 경험이 있다.
2017년 독일 뒤셀도르프에 있는 시리아 난민촌에서 희망 콘서트를 열었고,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는 집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해 74차례 공연해 화제가 됐다.
남수단·콩고·케냐·우간다·코소보·보스니아 등도 그가 '음악적 치유'를 위해 찾아간 곳이다.
송씨의 이번 폴란드 국경 지역 난민촌 방문은 국내 구호단체가 본격적으로 들어오기에 앞서 사전 답사를 통해 현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송씨는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자주 오려고 한다. 국내 다른 음악인도 많이들 오셔서 음악을 통한 치유에 동참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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