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폴 당국 "개인 차량 160대 출발…대피통로 안전 보장못해"
고립된 시민 위한 인도적 지원품은 도착 못해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열흘 넘게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을 받던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처음으로 민간인의 대피가 이뤄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리우폴 시의회는 14일(현지시간) "개인 차량 160대가량이 마리우폴을 떠나 베르댠스크로 향했다"고 밝혔다.
페트로 안드리우시센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도 "마리우폴-멜레키네-포르토프스케-망구시-베르댠스크-자포리자 루트의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민간인의 대피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드리우시센코 보좌관은 "오후 1시 현재 이미 50대 이상의 차량이 베르댠스크를 통과해 자포리자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까지는 검문소를 통과하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공식적으로 이 통로의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현재 공식적으로 승인되고 작동하는 통로는 오직 이곳뿐"이라고 덧붙였다.
미리우폴 시의회도 "이 통로는 반(半)공식적인 것으로 이곳으로 이동한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며, 오직 개인 차량을 가진 사람만 이용 가능하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14일째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있으며, 마리우폴의 식수·난방·전기 공급은 이미 차단된 상태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방어하는 우크라이나군의 저항 의지를 꺾기 위해 마리우폴에 화력을 쏟아붓고 있다.
마리우폴 시의회는 지금까지 2천500명 이상의 민간인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에는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산부인과 병원이 파괴돼 러시아에 국제적인 비난이 집중되기도 했다.
마리우폴에는 약 40만 명의 시민이 거주 중이며 이 가운데 20만 명가량이 대피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마리우폴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려는 시도는 이미 여러 차례 무산됐다.
이에 대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상대방이 민간인의 대피를 위한 휴전 협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비난해왔다.
이날 마리우폴을 빠져나오려는 민간인의 대피는 일부 이뤄졌으나, 도시에 고립된 사람을 위한 식수·식량·의약품 등의 물품 반입은 실패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여전히 인도적 지원 물품은 마리우폴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주일 간 마리우폴에 인도적 지원품을 전달하고 여성과 아이를 대피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모두 실패했으며, 이날도 호송 트럭은 도시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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