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와 철강 232조 재협상 대신 조건개선 추진…쿼터이월 등 타진

입력 2022-03-17 16:38  

정부, 美와 철강 232조 재협상 대신 조건개선 추진…쿼터이월 등 타진
일본 방식으로 재협상 시 무관세 수출 물량 감소 역효과 우려
전면 재협상에 대한 美의 부정적 입장도 방향 선회의 한 요인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이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 물량(쿼터) 제한 조치에 대한 재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가운데 정부도 전면 재협상보다는 기존 쿼터제의 세부 요건을 개선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연초 재협상 방식 및 내용을 그대로 우리나라에 적용할 경우 자칫 더 불리해질 수 있다는 업계의 판단에 따라 대미 협상 기조에 변화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미국은 일본과의 철강 관련 무역확장법 232조에 대한 재협상을 통해 연간 125만t(톤) 규모의 일본산 철강에 대해서는 관세를 매기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저율할당관세(TRQ)를 적용해 25%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무관세 기준인 125만t은 일본이 2018~2019년 미국에 수출한 수준의 물량이다.
문제는 우리가 일본과 같은 조건으로 재협상을 하게 되면 오히려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는 25%의 고율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2017~2019년 수출물량의 70%인 263만t으로 대미 수출이 제한돼 있는데 일본과 같이 '2018~2019년 수출 물량의 100%' 조건으로 재협상하면 수출 물량이 오히려 238만t으로 기존보다 25t 줄어든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도 전면 재협상보다는 현재 운영하는 제도의 개선을 요구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해당 분기에 소진하지 못한 쿼터를 다음 분기로 이월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업계가 요구하는 제도 개선안이다.
최근 전 세계적인 물류난으로 수출이 지연되면서 뜻하지 않게 해당 분기 내 수출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이런 요구를 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은 분기별로 쿼터 제한이 있고 이를 다 소진하지 못했어도 다음 분기로 이월할 수 없는데 이러한 조건을 조금 더 유연하게 적용했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전면 재협상에 부정적인 것도 정부의 협상 전략 변화의 이유 중 하나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6일(현지시간) 재협상 문제와 관련, "쿼터제는 이미 한국으로부터의 면세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실제로 이미 다른 많은 국가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고 이미 혜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만약 미국의 기조가 바뀌어 전면 재협상이 이뤄질 경우 미국이 예상치 못한 다른 조건을 내세우면서 오히려 불리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예컨대 미국과 EU·일본의 철강 232조 재협상은 미국의 반중 전선 강화를 위한 의도로 풀이되는데 우리나라가 이 반중 전선에 가담하면 또 다른 무역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일본에 요구한 것처럼 우리에도 중국산 철강 수입 제한을 요구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중국산 철강재를 들여다 가공해 파는 업체에 새로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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