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장관 "한국과 철강쿼터 재협상 계획 없어…우선순위 아냐"(종합)

입력 2022-03-24 03:33  

美상무장관 "한국과 철강쿼터 재협상 계획 없어…우선순위 아냐"(종합)
무역대표부 대표 이어 부정적 입장 피력…전면 재협상 사실상 어려워져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한국산 철강제품의 대미 수출 물량 제한을 둘러싼 재협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불거진 철강제품 쿼터 분쟁의 해소를 위해 재협상을 강력히 희망하지만, 미국 측에서는 이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쿼터 조정을 통해 직전 (미) 행정부와 일종의 합의를 타결했다"며 "따라서 이를 재협상하는 것은 현재 우리에게 높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지난 2018년 미국 내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당시 고율 관세를 피하려면 쿼터제를 수용하라고 요구했는데, 한국은 2015∼2017년 철강 완제품 평균 물량의 70%로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받아들였다.
이로 인해 2015∼2017년 연평균 383만t이던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 물량은 200만t대로 대폭 축소된 바 있다.
반면 유럽연합(EU)과 일본, 영국은 쿼터제를 택하지 않아 고율 관세의 직격탄을 맞았었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EU와 일본, 영국은 미국과 재협상을 벌여 일정한 물량의 관세를 철폐하되 이를 넘어선 물량에는 관세를 매기는 저율할당관세(TRQ) 방식의 합의를 도출했다.
이로 인해 EU나 일본산 철강 제품의 대미 수출 조건이 개선되면 한국의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한국은 미국에 재협상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앞서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지난 16일 한국과 철강제품 쿼터 재협상 착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타이 대표는 당시 "쿼터제는 이미 한국으로부터의 면세 수입을 허용하고 있고, 이는 대부분의 우리 무역 파트너들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한국은 실제로 이미 다른 많은 국가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고 이미 혜택을 받고 있음을 모든 사람이 상기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고율 관세의 직격탄을 맞은 EU나 일본과 달리 한국은 쿼터제를 통해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인 만큼 한국의 재협상 요구에 응하기 어렵다는 뜻을 피력한 셈이다.
미국의 통상 핵심 인사인 러몬도 상무장관과 타이 대표가 잇따라 재협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냄에 따라 당분간 재협상의 물꼬를 트긴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한국은 재협상에 관한 미국의 부정적 기류가 알려진 뒤 전면 재협상보다는 기존 쿼터제의 세부 요건을 개선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철강 업계에선 해당 분기에 소진하지 못한 쿼터를 다음 분기로 이월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제기된다.
다만 러몬도 장관은 이날 미국이 한국과 강력한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수출통제에 동참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국이 러시아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에 미국과 협력하는 등 훌륭한 파트너라면서 "한국과의 관계는 매우 강력하다. 우리는 분명히 여기에 계속 기대고 싶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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