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극단적 수단' 핵·생화학 무기 공공연히 거론

입력 2022-03-24 16:44   수정 2022-03-24 18:13

[우크라 침공] '극단적 수단' 핵·생화학 무기 공공연히 거론
러, '작전 정체' 반전하려 대량살상무기 사용 우려 커져
서방·러시아 모두 '핵무기' 공개적으로 입에 올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달이 넘어가면서 러시아가 대량살상무기(WMD)를 동원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공공연히 거론되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24일 외신들에 따르면 서방 지도자들은 러시아가 정체된 전황을 반전시켜 장기전이 되지 않도록 생화학 무기, 소형 핵폭탄을 사용할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경계 태세를 높이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날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도 러시아의 대량살상무기 사용 대책이다.
서방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이런 치명적인 무기를 쓸 가능성을 이론적으로나 존재하는 문제로 한편에 치워뒀지만 최근 들어 진지해졌다.
러시아군이 한 달째 막대한 자원만 잡아먹는 소모전의 수렁에 빠질 공산이 커졌다고 판단하면서다.
미국 안보당국은 바로 이런 상황 때문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다음 결단이 우려스러운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전세를 단숨에 바꿔 군사 대국 러시아의 위세를 만회하기 위해 극단적 도구를 꺼내 들 유혹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 "러, 핵·생화학 무기 진짜 쓸 수도" 서방 현실적 고민 시작
서방국은 같은 맥락에서 러시아가 생화학 무기나 핵무기를 쓰려고 사전 작업을 하는 정황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최근 러시아 고위 관리들이 최근들어 부쩍 생물학 무기, 화학무기, 핵무기를 입에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생화학 무기를 개발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소집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국가 존립을 위협하면 핵무기를 꺼내 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에서 나오는 이런 발언을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려는 구실을 마련하기 위해서로 추단하고 공개적으로 경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미국 재계 행사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이 궁지에 몰려 거짓 주장을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새로운 가짜깃발 작전"이라며 러시아의 생화학무기 사용의 징후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가짜깃발 작전은 상대가 먼저 공격했다고 허위사실을 꾸며 상대를 공격할 빌미를 빚어내는 군사적 술책을 뜻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핵위협을 과거보다 더 현실적으로 변한 선택지로 보고 동맹과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러시아군이 대러시아 제재 등을 '국가존립 위협' 사유로 폭넓게 규정해 재래식 무기보다 강력한 소형 전술핵을 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의 핵 태세를 조정할 변화는 지금까지 보이지 않지만 당연히 러시아와 직접 대화해야 할 사안일 뿐만 아니라 동맹국, 우방과 긴밀하게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나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핵무기, 화학무기를 쓸 때를 대비해 우크라이나에 보호장비를 지원하는 등 실질적 대응에 들어갔다.

◇ 미 '레드라인' 고심…"실제 사용한다면 확전 불가피"
러시아가 실제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한다면 전쟁의 국면이 바뀔 수 있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인근 유럽까지 확전될 수 있어서다.
서방은 아직 우크라이나에 직접 군사 개입하지 않지만 러시아의 대량살상무기 사용은 미국과 나토의 '레드라인'(한계선)이다.
미국의 한 고위관리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나토 동맹국을 겨냥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소형 전술핵을 쓰더라도 이는 미국과 나토가 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경우의 수가 모두 없어지는 사태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규모 무차별적 살상을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금지된 무기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정밀 유도 기능이 없는 '멍텅구리 폭탄'을 민간인 거주 지역에 무차별로 투하하는가 하면 진공폭탄, 집속탄, 백린탄 등 무차별 살상 무기를 쓴 정황도 있다.
러시아가 비호하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은 내전 승기를 잡기 위해 화학무기를 수차례 사용한 사실이 유엔 조사단에 확인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지닌 러시아는 화학무기를 쓴 시리아에 대한 안보리 조사안, 제재안을 10차례 넘게 무산시킨 전력이 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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