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짓고, 골프장 고치고…美 팬데믹기금 엉뚱한 데로

입력 2022-03-24 16:35  

호텔 짓고, 골프장 고치고…美 팬데믹기금 엉뚱한 데로
방역·코로나19 피해 복구 등에 용처 제한…"재무부가 기금 사용 방치"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미국의 일부 주·지방정부가 연방정부의 코로나19 지원금을 방역이나 코로나19 피해 복구와 상관없는 분야에 써버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AP통신이 23일(현지시간) 자체 분석을 근거로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브로워드 카운티는 연방정부에서 받은 코로나19 지원금 1억4천만달러(약 1천700억원)를 활용, 800실 규모의 4성급 호텔을 짓기 시작했다.
대서양 뷰에 1천㎡ 규모의 고급 스파까지 갖춘 이 호텔은 지방정부가 소유하고, 운영만 사설업체가 맡게 될 전망이다.
뉴욕주 더치스 카운티는 뉴욕 양키스 육성팀 기준에 맞도록 해당 지역의 마이너리그 야구경기장을 뜯어고치는 데에 코로나19 지원금 1천200만 달러(146억원)를 들였다.
매사추세츠에서는 고인이 된 상원의원 출신 정치인을 기념하는 비영리재단의 채무를 변제하는 데 지원금 500만달러(61억원)를 썼다.
앨라배마는 신규 교도소를 짓는데 코로나19 지원금 4억 달러(4천874억원)를,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는 골프장 관개시설 교체에 코로나 지원금 660만 달러(80억원)를 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뉴저지주는 2026년 월드컵 유치전에 1천500만달러(182억원)를 배정했고, 로드아일랜드주 동북부 도시 운소켓에서는 시청사 리모델링에 5만3천달러(6천500만원)가 쓰였다.
미 의회는 작년 3월 대규모 경기부양책 '미국구조계획법'을 통과시켜, 3천500억달러(427조원)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지원금을 주·지방정부에 교부했다.
지원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위기에 처한 일자리를 지키고,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돕기 위해 사용되도록 용처가 제한돼 있었다.
그러나 감독 권한을 가진 재무부가 기금 사용을 사실상 방치하면서, 지방정부가 아무런 제한 없이 지원금을 사용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지원금 사용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을 주장했던 공화당 밋 롬니 상원의원은 "회계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의회가 지급한 돈을 (지방정부가) 어떻게 썼는지 공개해야 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에 대응하는데 4성급 호텔이 어떻게 도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애비게일 스팬버거 하원의원도 "터무니없는 미친 짓"이라며 "책임 있는 지방정부에는 모욕적이다. 우리 병원들은 팬데믹에 압도당하고 있는데 누군가는 호텔을 짓는다는 거냐"고 지적했다.
한편 호텔을 건설 중인 브로워드 카운티 측은 "연방정부 기금은 호텔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지방정부 집행위원회의 안건 처리목록을 근거로 카운티 측이 투입한 연방정부 기금을 회수했다가 다시 투입하는 식으로 규제를 우회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방식에 대해 스팬버거 하원의원은 "고통받는 지역사회를 도우라고 준 돈으로 사실상 돈세탁을 하고 있다"며 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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