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세계은행 시절 고위 간부 성희롱 눈감아"

입력 2022-03-29 04:32  

"IMF 총재, 세계은행 시절 고위 간부 성희롱 눈감아"
현 코스타리카 유력 대선주자의 성희롱 의혹에도 임기 연장
WSJ 보도…게오르기에바 "아무도 직접적 피해 진술 안해"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세계은행 최고경영자(CEO) 시절 고위 간부의 성희롱 문제를 알면서도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의 간부는 다음 달 3일 코스타리카 대선 레이스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로드리고 차베스다.
보도에 따르면 차베스가 세계은행 인도네시아 사무소장을 지내던 2018년 4월 두 명의 여성 직원이 차베스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며 정직 처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과거 워싱턴DC 본부에서 차베스 밑에서 일하던 이들 여성은 차베스가 예정대로 브라질 사무소장으로 발령 날 경우 다시 그와 일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들 여성은 차베스로부터 언어적 희롱은 물론 강제 키스 시도, 호텔로의 원치 않는 초대 등을 겪었다고 진술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은 2009년 당시 갓 22살의 신입 직원이었다.
당시 브라질 사무소장으로 내정됐던 차베스에 대해 한 직원이 회의에서 "그는 유명한 성희롱범"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는 내부 문건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후 세계은행 자체 행정재판소는 차베스가 2009∼2013년 최소 6명의 여성 직원을 성희롱했다고 인정하며 강등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2018년 당시 게오르기에바 CEO는 성희롱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정직 처분을 내리지 않고, 차베스의 인도네시아 사무소장 임기를 연장해줬다고 WSJ은 보도했다.
다만 브라질 직원들의 사기를 우려해 차베스를 브라질 사무소장으로 임명하려던 계획만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게오르기에바는 지난해 WSJ의 취재 요청에 대변인을 통해 '차베스의 혐의에 대한 조사 세부 내용을 몰랐다'며 직접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으나, 세계은행의 한 고위 간부는 게오르기에바가 내부 조사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것은 물론 차베스의 혐의에 대한 브리핑도 직접 받았다고 반박했다.
당시 게오르기에바는 차베스에 대해 제기된 혐의가 그의 평판에 비해 부당해 보인다고 언급했다고 이 고위 간부는 전했다.
WSJ에 따르면 게오르기에바는 최근 다시 대변인을 통해 "당시 직원 중 아무도 차베스의 특정 혐의나 직접적인 (피해) 경험을 진술하지 않았다"며 "세계은행 규정에 따라 어떠한 비행 혐의도 반드시 증거에 의해 뒷받침돼야 한다"고 항변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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