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철의 장막…다수 러시아인 전쟁 진실에 '깜깜이'

입력 2022-04-04 11:46  

[우크라 침공] 철의 장막…다수 러시아인 전쟁 진실에 '깜깜이'
폐허 된 우크라 보도 전무…친러지역 우크라 만행 주장만
전쟁언급 처벌법…독립언론 문닫고 푸틴 지지 83% 고공비행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마을을 강타한 로켓에 집은 검게 그을렸고, 한 할머니는 추위를 견디려고 재킷을 껴입은 채 나무집 앞에서 울며 서 있다.
"그들이 모든 걸 파괴했다. 남은 건 하나도 없다."
전쟁으로 폐허가 되다시피 한 우크라이나의 한 마을.
TV에서는 그러나 마을을 이렇게 만든 이들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로 나온다. 러시아 특파원은 그들을 "국수주의자"라고 부른다.
다른 보도는 그들을, 시민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는 "신나치주의자", "파시스트", 미약 중독자"라고 부른다.
러시아 국영 로시야 TV 등에 방영된 보도다.
CNN은 러시아인들이 정부의 언론 통제 속에 전쟁의 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에서 전쟁에 관한 거의 모든 뉴스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관해서다.
자칭 도네츠크와 루한스크공화국이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을 선언했고, 이에 러시아가 지난 2월 21일 이를 승인한 곳이다.
러시아는 이에 우크라이나로부터 있을 위협으로부터 이들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하고, 뉴스는 이에 더해 "탈나치화는 '군사작전'으로만 가능하다"고 보도한다.
그러다 보니 세계 모든 사람이 목격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다른 지역에 대한 전쟁은 러시아 채널에서는 대부분 무시된다.
러시아 포격에 폐허가 된 마리우폴, 하르키우와 체르니이우, 헤르손의 뼈대만 남은 건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주거지, 러시아군을 피해 피를 흘리며 달아나는 주민들. 이런 모습은 러시아 TV에는 없다.
이런 모습들이 TV에 방영되면 당연히 우크라이나군에 의한 것으로 지목되고, 최근 러시아군이 겪는 군사적 차질에 대한 정확한 보도도 없다.
오히려 뉴스 보도들은 감정적이며, 미국과 유럽 등 서방에 대한 비난과 위협으로 종종 가득 차 있다.



푸틴 대통령도 이를 십분 활용한다.
그는 러시아 국가안보회의에서 더 원색적이고 감정적인 언어로 서방의 목표는 "러시아의 파괴"라며 "러시아인들은 항상 진정한 애국자를 그렇지 않은 사람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단지 "특별 군사작전"으로만 부른다.
지난달 4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쟁"이나 "공격", "침공"으로 칭하는 것은 모두 불법으로 여기는 일명 "전쟁이라고 말하지 말라" 법을 통과시켰다.
이를 위반하면 최고 15년형에 처한다. "특별군사작전"이나 러시아군에 대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기관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에서는 전쟁 반대 시위가 있었지만, 1만5천명 이상이 체포됐다. 그러나 국영 언론에서는 이 보도 역시 볼 수 없다.
그나마 남아있던 두 개의 독립적인 매체도 "전쟁이라고 말하지 말라"는 법 통과된 이후 문을 닫았다.
여기에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과 다른 해외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BBC 등에서 러시아어로 방송되는 해외 미디어도 차단됐다.
이런 정보 차단으로 러시아인들은 푸틴 대통령의 전쟁이 정당화하고 있다고 확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CNN은 분석했다.
실제 지난달 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 센터가 실시한 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83%를 기록하며, 지난 1월 69%보다 14%포인트 상승하기도 했다.
CNN은 국가 선전에만 종속되고 반대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나라에서 투표는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불필요한 전쟁으로 야기된 파괴로 수년간 고통을 겪겠지만, 러시아인들 역시 그들의 정부가 벌인 악의적인 정보 전쟁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taejong7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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