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잠수함 수출 무산?…태국, 독일 엔진 미장착시 계약 중단 시사

中잠수함 수출 무산?…태국, 독일 엔진 미장착시 계약 중단 시사
태국 총리 "엔진 없는 잠수함 왜 사야 하나"…태국, 중국과 3척 계약
독일 업체, EU 무기금수 조치 때문에 중국 판매 거부한 듯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이 중국과 체결한 잠수함 구매 계약이 독일산 엔진 문제로 '암초'에 부닥친 형국이다.
잠수함에 들어갈 독일산 엔진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벌어진 상황이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중국 측이 구매 계약서에 명시된 엔진을 잠수함에 장착하지 못한다면 잠수함 구매 계약이 중단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일간 방콕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태국이 중국 측에 발주한 위안급 잠수함에 장착될 예정이었던 MTU396 디젤 엔진을 생산하는 독일 업체는 최근 중국에 해당 엔진 판매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장관을 겸하고 있는 쁘라윳 총리는 전날 기자들에게 "엔진이 없는 잠수함을 가지고 뭘 하나. 왜 우리가 그걸 사야 하나"라면서 "만약 구매 합의가 이행될 수 없다면, 뭘 해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부가 중국 측과 구매 계약을 끝낼 수도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 문제는 관계 당국에 의해, 또 무기 획득 절차에 따라 검토될 것이라며 총리가 매 단계 개입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쁘라윳 총리는 어떤 (구매 계약) 취소도 태국과 중국간 관계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며, 양 측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밀접하게 협력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정부는 쿠데타를 비판하는 미국 정부와의 관계가 냉각한 가운데 2017년 중국산 위안급 잠수함 3척 구매 계획을 확정했다.
이 중 135억 밧(약 4천980억원)에 달하는 첫 번째 잠수함은 내년 또는 오는 2024년 태국에 인도될 예정이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독일 업체가 만든 엔진의 중국 수출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이 회원국인 유럽연합(EU)의 대중국 무기수출 금지 제재가 수출 금지의 이유로 보인다고 최근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보도했다.
EU는 중국 당국이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한 지난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중국에 무기 수출을 금지했다.
이에 독일과 프랑스 등의 군수 기업은 군사용과 민간용으로 모두 사용 가능할 수 있는 '이중 용도' 명목으로 이 제재를 회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과 태국이 잠수함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독일산 엔진을 장착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런 '꼼수'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선박중공국제무역공사(CSOC)는 태국 측에 독일산 엔진 대신 중국이 만든 엔진을 장착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태국 측이 안전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를 거부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태국이 중국 측과 계약한 나머지 2·3호 위안급 잠수함의 가격은 약 8천200억원으로, 태국 내에서는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구매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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