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베를린" 독일 남북한 야생화 정원, 에르푸르트로 이전

입력 2022-04-16 21:17   수정 2022-04-21 23:58

"안녕, 베를린" 독일 남북한 야생화 정원, 에르푸르트로 이전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동서독 분단의 상징이었던 베를린 장벽 인근에 남북 화해와 통일을 상징하는 아주 특별한 정원이었는데 작별을 해야 하다니 아쉽네요"
독일 베를린 한복판 쿨투어포럼 마테우스 교회의 한네스 랑바인 목사는 15일(현지시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교회 앞 광장에 3년 전 둥지를 틀었던 남북한의 야생화를 심은 정원 '제3의 자연'전은 이날부터 내달 초까지 튀링겐주 에르푸르트로 영구이전한다.


랑바인 목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소 삭막한 공간이었던 쿨투어포럼이 정원이 들어서면서 아늑한 만남의 장소로 바뀌었다"면서 "콘서트와 퍼포먼스, 토론이 있었고, 사람들은 정원에 눕고, 아이들은 기어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석현, 김승회 작가의 'Das dritte Land: 제3의 자연'전은 2019년 5월 한반도와 8천km 떨어진 베를린에 백두대간을 재현해 만든 남북한 야생화 정원이다.
돌과 흙을 이용해 기암괴석의 형태로 재현한 백두대간 주변에 베를린 보타니셰가르텐·국립 백두대간 수목원과 공동으로 선별한 남북의 대표적 야생화와 풀, 나무 등 40여 종을 심었다.
두 작가는 진경산수화 인왕제색도에서 영감을 받아 기암괴석 사이로는 안개가 낀 모습을 연출했다.


베를린에 기반을 둔 예술기획사 금아트프로젝트는 정원을 구성하는 기암괴석 70여t과 살아남은 야생화, 풀, 나무들을 대형트럭을 이용해 튀링겐주 에르푸르트의 페터스베르크 요새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한석현 작가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3년 전 심은 40여 종중 잘 살아남아 더욱 번식한 10여 종과 한국에서 추가로 반입한 36종 1천 개의 식물을 에르푸르트로 옮겨 심을 예정"이라며 "정든 곳을 떠나 아쉽지만, 에르푸르트로 이전하면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좀 더 섬세하고 조밀한 정원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금아트프로젝트는 에르푸르트로 이전을 앞두고 지난 13일 시민들을 초대해 제3의 자연 고별전을 열고, 도록을 발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진성은과 박현정이 핸드팬과 가야금 합주를 선보였다. 서민성 씨는 한국무용 공연을 했다.
김금화 금아트프로젝트 대표는 "자연을 통한 남북한 경계 극복을 위한 공공예술프로젝트로 기획했던 제3의 자연전은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식물을 통해 문화적 경계를 극복하는 소통의 프로젝트가 됐다"면서 "빌리 브란트가 동서독 화해를 위한 정치를 처음 선보였던 에르푸르트의 공간과 특성을 잘 살려 한 단계 진전된 정원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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