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만 나가 있어도 포격"…현지 의사 "갈수록 심해지는 부상"
우크라-러 최전선 중부지역에도 러시아군 공세 점점 거칠어져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2014년 이후 계속된 '돈바스 내전'으로 이미 전쟁에 익숙해진 돈바스 지역 주민들도 최근 러시아군의 거칠어진 공세에 지하 방공호로 숨어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돈바스 지역의 소도시 아드비우카 주민들도 거의 한 달째 지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도시 중 하나인 도네츠크에서 가까운 아드비우카는 인구 약 3만명의 소도시였으나 현재는 약 6천명 정도만 남아 있다.
NYT가 아드비우카에서 만난 72세 여성은 딸, 손자 등 10명과 함께 지하 창고에서 지내고 있었다.
젊은이들은 화목난로로 음식을 하기 위해서라도 가끔 지상에서 햇볕을 쬐지만, 고령자들은 지상으로 올라갈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한다.
이 여성은 NYT에 "5분만 밖에 나가 있어도 포격이 쏟아진다"고 한탄했다.
이 지역 유일한 외과 의사인 미하일 오를로우 원장은 최근 한 여성의 등에서 거의 30㎝에 달하는 파편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다행히 이 환자는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한다.
오를로우 원장은 "최근 환자들의 부상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근육에 깊은 상처를 입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는 오가는 길에 혹시라도 포격에 맞아 돌아오지 못할까 봐 병원에서 한 달 넘게 숙식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최근 이 지역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세가 거칠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 후 무너진 주택만도 800채에 이른다. 이 관계자는 아드비우카 주민 2천명이 방공호로 거주지를 옮겼고, 상당수는 도시를 떠났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2014년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친러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사이에 전선이 형성되면서 산발적인 전투가 끊이지 않던 곳이다.
그러나 2월24일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특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공략에 실패하고 동부 돈바스 지역 확보에 집중하기로 전략을 수정한 이후 러시아군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 측이 격돌하는 최전선은 북부 하르키우부터,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까지 약 480㎞에 달한다. 이 전선이 지나는 이지움, 크로마토르스크 등 돈바스 지역 주민들은 사실상 같은 처지라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아드비아쿠에서 주택가, 공장지대 등을 가리지 않고 참호를 파고 들어가 결사 항전을 준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NYT에 "러시아군이 방어선을 뚫을 순 없다. 그래서 도시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키이우 점령을 포기한 러시아군이 패배를 만회하려면 이곳에서 막대한 화력을 쏟아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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