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가격 폭등에 화학업계 '울상'…원가 부담 늘고 수요 줄어

입력 2022-04-27 06:01  

나프타 가격 폭등에 화학업계 '울상'…원가 부담 늘고 수요 줄어
우크라 사태 이후 수익성 악화…2분기도 '먹구름'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장기화하는 고유가 상황으로 시름하고 있다.
원유에서 추출하는 원재료인 나프타의 가격이 유가 상승 영향으로 7년 반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지만, 업황 부진으로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이 바닥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나프타 국제가격은 t(톤)당 877.96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 3분기 915.68달러 이후 최고치다.
원유의 부산물인 나프타는 석유화학의 원재료다. 나프타 분해시설(NCC)을 거쳐 에틸렌과 프로필렌, 벤젠 등의 기초원료를 생산하고, 다시 이를 원료로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합성섬유, 염료 등 화학 제품들이 만들어진다.
나프타가 석유화학 산업의 출발점인 만큼 나프타 가격은 화학 기업들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다.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4월 t당 100달러대까지 폭락했던 나프타 가격은 석유제품 수요 회복에 따라 완만하게 올랐고, 유가 상승 영향으로 지난해 말 700달러를 넘어섰다.



이어 올해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가 폭등과 러시아산 나프타 공급 차질 우려가 나오면서 나프타 가격은 t당 1천달러를 돌파하며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최근에는 유가 하락으로 정점을 지나 소폭 하락했다.
나프타 가격 상승도 부담이지만, 최근 석유화학 수요가 둔화된 것도 문제다.
국내 석유화학 제품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이 올해 초부터 산발적인 코로나19 유행으로 주요 도시에 대한 봉쇄령을 내리면서 수요 측면에서 차질이 발생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KB증권 백영찬 애널리스트는 "중국 봉쇄 조치가 연장되면서 공급망 이슈와 물류난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화학제품 거래량이 줄었고 가격도 약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나프타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업황 부진으로 올해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을 통해 최근 한 달간 발표된 증권사 11곳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롯데케미칼[011170]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8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천37억원)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의 올레핀 사업은 올해 1분기 적자로 전환되고 주요 제품인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MEG(모노에틸렌글리콜) 스프레드는 각각 39%, 36%, 40%가량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LG화학[051910]도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약 1조4천억원)보다 35%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고, 금호석유화학은 전년 동기(약 6천125억원)보다 34%가량 줄 것으로 관측됐다.
하이투자증권 전유진 애널리스트는 "수요 둔화와 나프타 가격 상승, 역내 신규물량 유입 등으로 1분기 국내 화학업체 대부분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수요부진 장기화와 유가 변동을 고려하면 2분기 추가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화학 업계는 최근 나프타 가격 급등을 고려해 임시로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할당관세는 일정 기간 일정 물량의 수입 물품에 대해 관세율을 일시적으로 낮추거나 높이는 제도다.
kc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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