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유럽, 러 '에너지 무기화' 비판(종합)

입력 2022-04-27 22:49   수정 2022-04-28 12:18

[우크라 침공] 유럽, 러 '에너지 무기화' 비판(종합)
EU "용납할 수 없다"…폴란드·불가리아 "굴복하지 않을 것"
오스트리아·헝가리는 '공급 안정'에 방점



(런던·브뤼셀·제네바=연합뉴스) 최윤정 김정은 임은진 특파원 = 러시아가 27일(현지시간)부터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 데 대해 유럽 주요국들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를 비판하면서 이에 잘 대비돼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취재진에게 "우리는 가스프롬의 결정이 유럽 소비자들에게 가능한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도록 할 것"이라면서 "폴란드와 불가리아는 이제 EU 이웃 국가들로부터 가스를 받는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오늘 크렘린궁은 또 한 번 유럽인들 사이에 분열을 심으려는 시도에 실패했다"면서 "유럽에서 러시아 화석 연료의 시대는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이날 성명에서 "유럽 내 고객들에 가스 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한다는 가스프롬의 발표는 가스를 협박의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러시아의 또 하나의 시도"라고 비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것은 부당하고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는 다시 한번 가스 공급자로서 러시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이 같은 시나리오에 준비돼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회원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 우리는 대체 가능한 공급 물량과 EU 전역에서 되도록 최고의 저장량 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원국들은 이와 같은 시나리오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마련해왔으며 우리는 회원국과 조율하며 함께 일해왔다"면서 "가스 조율 그룹 회의가 지금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조율된 EU의 대응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또한 계속해서 대체 가능한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 파트너들과도 협력할 것"이라면서 "나는 계속해서 유럽 에너지 공급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유럽, 세계 지도자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또 이날 EU 수입 업체들에 공급 계약서에 러시아 루블화로 표시된 경우가 아닌 한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여 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지불하는 것은 제재 위반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그는 또 회원국 에너지 장관들이 되도록 빨리 회의를 열어 현 상황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파티 롤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조치를 "에너지 공급의 무기화"라고 지칭하며 "러시아의 이 같은 결정은 유럽이 대러시아 에너지 의존을 신속히 줄이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그 어느 때보다 분명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당사국인 폴란드와 불가리아도 러시아의 이 같은 조치를 비난하면서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의회에서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은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새로운 대러시아 제재를 채택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설명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가스 수입을 다른 나라로 돌리려고 여러 해 동안 노력해온 덕분에 폴란드는 에너지 위기로부터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폴란드에 대한 러시아의 '협박'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자 의원들은 기립해 환호했다.
알렉산데르 니콜로프 불가리아 에너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불가리아는 압력 아래 고개 숙이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체 공급처가 있으며 EU 차원에서도 대체 경로와 공급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부총리 겸 법무부 장관은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가스공급 중단 결정으로 국제사회에서 정치 경제적으로 더 버림받는 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 부총리는 "가스 공급 중단은 러시아에 매우 해로운 영향을 줄 것"이라며 "러시아는 정치적으로만이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점점 더 따돌림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에 대한 유럽 차원의 제재에 반대해온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는 자국에 피해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스트리아의 레오노레 게베슬러 에너지부 장관은 현지 ORF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중단할 징후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 그러한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스트리아에 대한 (가스) 전달은 계속 제약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연가스의 80%를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오스트리아는 그간 EU의 대러 가스 수출 제재 움직임에 반대해왔다.
또한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EU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 1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모스크바에서 만나기도 했다.
네함머 총리는 당시 푸틴 대통령이 "가스 공급은 확실하며, 러시아는 계약상 합의된 양을 전달할 것"이라면서 "계속 유로로 결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친러 성향의 지도자가 이끄는 헝가리 역시 러시아에서 가스가 일정대로 공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동영상 메시지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그는 "불가리아에 대한 가스 공급 중단이 불가리아를 통한 (가스) 공급의 중단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헝가리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은 계약과 공급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알렸다.
헝가리 역시 오스트리아와 함께 EU의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온 나라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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