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후유증 '발등의 불', 유럽 감염병 학계도 '비상'

입력 2022-04-27 18:21  

코로나19 후유증 '발등의 불', 유럽 감염병 학계도 '비상'
유럽 미생물학 감염병 협회 총회, '롱 코비드'에 관심 쏠려
'코로나19 환자 60%, 후유증 최소 1년 지속' 등 보고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이 길어지면서 '코로나 감염 후유증', 일명 '롱 코비드'(long COVID)가 세계 보건 의료계의 심각한 위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롱 코비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 환자에게 나타나는 다양한 유형의 후유증을 말한다.
하지만 롱 코비드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코로나19 환자에게 '완치'라는 표현을 쓰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롱 코비드에 대한 과학계의 경고가 나온 건 만 1년이 넘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차수를 바꿔가며 확산과 소강 국면을 오가는 와중에 충분한 대책을 세우기는 사실 어려웠다.
하여튼 이젠 롱 코비드가 코로나 팬데믹 못지않은 '발등의 불'이 됐다.
지난 23∼26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유럽 임상 미생물학 감염병 협회' 총회(ECCMID)에서도 롱 코비드가 중요한 이슈로 다뤄졌다.
27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주요 보고서 내용을 살펴봤다.





◇코로나19 환자 10명 중 6명, 후유증 최소 1년 간다
'룩셈부르크 건강 연구소'(LIH)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 289명(여성 50.2%, 평균 연령 40.2세)을 확진 1년 뒤까지 추적했다.
64개 유형의 롱 코비드 증상을 놓고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초기 감염의 중증도에 따라 무증상·경증 및 중등도·중증 등 세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그룹별로 최하 25%에서 최고 40%가 롱 코비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감염증이 심할수록 롱 코비드를 앓는 기간도 길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예컨대 15주 안에 감염증이 치료되지 않은 환자(전체의 59.5%)는 최소 1년간 피로, 호흡 곤란 등의 후유증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을 겪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계속해서 피로감을 느낀 환자가 34.3%, 호흡계 증상으로 삶의 질이 나빠진 환자가 12.9%, 지속적인 수면 장애에 시달린 환자가 54.2%였다.
중등도 및 중증 환자가 1년간 한 가지 이상의 후유증을 겪을 위험은 무증상 환자의 두 배였다.
또 중등도 및 중증 코로나19가 1년이 지난 뒤 수면 장애와 연관될 가능성은 각각 무증상의 38.6%, 63.8%였다.

◇중환자실 코로나19 환자 3명 중 1명, 롱 코비드 겪어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과학자들은 코로나19 중증도와 롱 코비드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춘 보고서를 총회에 제출했다.
스톡홀름에 사는 만 18세 이상 주민 20만5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호트 연구'(cohort study) 결과였다.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들로 코호트를 구성했다. 이 중엔 롱 코비드 진단을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섞여 있었다.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을수록 롱 코비드 위험도 커진다는 게 다시 확인됐다.
중환자실 치료를 받은 경우엔 약 3분의 1(32%)이 롱 코비드를 겪었다.
하지만 그냥 입원만 했을 땐 6%, 외래 환자였을 땐 1%로 롱 코비드 발생 비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입원 환자와 중환자실 환자에겐 '숨 가쁨'(shortness of breath)이 가장 흔한 롱 코비드 증상(입원 23%, 중환자실 39%)이었다. 이와 달리 외래 환자에게 '피로감'(26%)이 가장 많이 나타났다.
경증인 경우엔 여성의 롱 코비드 위험이 남성의 두 배를 넘었고, 입원 환자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중환자실 그룹에선 이런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롱 코비드 환자의 외래 진료 비율은 최초 감염 후 10∼12개월이 지났을 때 급격히 높아졌다.
이는 의료계의 롱 코비드 부담이 심각한 수준으로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실, 롱 코비드의 위험을 알리는 경고음은 일찌감치 터져 나왔다.
외국 연구팀의 관련 논문이 주요 과학 저널에 등장하기 시작한 건 만 1년이 넘었다.
지난해 4월 저널 '네이처'에 실린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의대 연구팀의 논문은 최대 규모의 포괄적 '롱 코비드 연구'로 평가됐다.
이 대학의 지야드 알-알리(Ziyad Al-Aly) 조교수와 동료 과학자들은 미국 재향군인 관리국(VHA)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코로나19 환자 8만7천여 명과 대조군 500만 명의 의료기록을 비교 분석했다.
코로나19를 '30일' 이상 앓은 환자가 후유증으로 사망할 위험은 일반인보다 60%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후유증은 호흡계 외에도 신경계, 심혈관계, 위장관계, 근골격계 등 거의 신체 부위에 나타났고 불안, 우울, 수면 장애 등 정신적 충격도 심각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의사협회 저널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버넌 친칠리 교수팀의 논문도 눈길을 끌었다.
연구팀은 당시 세계 각국에서 발표된 관련 연구 보고 57건을 리뷰(재검토)해, 코로나19 환자 2명 중 1명꼴로 6개월 넘게 후유증을 겪는다고 밝혔다.
이 '메타 분석'(meta-analysis)엔, 코로나 팬데믹이 처음 불거진 2019년 12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백신 미접종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성인과 아동 2만5천351명의 의료 데이터가 사용됐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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