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 "머스크, 이사회에 인수가격 올리도록 압박"
법원 "이사회가 인수 검증…머스크, 방해하지 않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세계 최대 부호이자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27일(현지시간) 태양광 지붕 설치업체 솔라시티 관련 소송에서 이겼다.
미국 델라웨어주 월밍턴 형평법원(Court of Chancery)은 이날 테슬라가 솔라시티를 26억 달러(약 3조3천억 원)에 인수한 것과 관련해 테슬라 주주들이 머스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머스크의 손을 들어줬다고 경제매체 CNBC가 보도했다.
테슬라 주주들은 테슬라의 솔라시티 인수가 이 회사에 대한 구제금융이나 다름없었다고 주장해왔다.
솔라시티는 머스크의 사촌인 피터 라이브와 린든 라이브가 2006년 설립한 회사로 운영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머스크가 인수 협상을 주도하면서 테슬라 이사회에 인수가를 올리도록 압박했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당시 테슬라와 솔라시티 양사에 모두 이사로 재직 중이었다.
그러나 머스크는 테슬라 이사회에 인수가 성사되도록 압력을 가하지 않았다고 반박해왔다. 또 이 인수로 테슬라가 자사의 배터리 사업과 솔라시티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통합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만약 머스크가 이번 소송에서 패배했다면 그는 20억 달러(약 2조5천억 원) 이상을 물어줘야 할 수도 있었다고 CNBC는 전했다.
재판부는 "머스크는 이해충돌이 있는 수탁인이 해야 하는 것 이상으로 (인수 협상) 과정에 관여했다. 또 다른 테슬라 이사들 간의 갈등도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렇기는 해도 테슬라 이사회는 그 인수를 의미 있게 검증했고 머스크는 이를 방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에 증거로 제출된 이메일을 보면 머스크는 인수 협상 중이던 2016년 9월 솔라시티의 최고재무책임자에게 투자자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솔라시티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고 태양광 셀 생산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파나소닉과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재판에서 머스크는 솔라시티가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었다는 이메일 내용과 달리 솔라시티가 테슬라에 인수되지 않았더라도 자본을 확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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