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교황께 신고합니다"…바티칸 스위스 근위대 신병 입대

입력 2022-05-08 18:14  

[월드&포토] "교황께 신고합니다"…바티칸 스위스 근위대 신병 입대
500년 역사 근위대에 36명 새로 입대…교황 "교황청은 여러분을 믿는다"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나는 재위 중인 교황과 그의 합법적인 후계자들을 충직하고 명예롭게 섬기고, 필요하다면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내 목숨을 바쳐 온 힘을 다해 헌신할 것을 맹세합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수요 일반 알현 장소인 바티칸 바오로 6세 홀.

일반 신자들 대신 알록달록한 복장에 긴 창을 든 병사들이 줄지어 입장했습니다. 교황의 안전을 지키는 스위스 근위병들의 입대 행사가 열린 겁니다.
입대식은 원래 바티칸 사도궁의 산다마소 안뜰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우천으로 장소가 바오로 6세 홀로 바뀌었습니다.
단상 위에 선 이들은 근위대에 입대한 신병들입니다. 올해는 총 36명이 새로 근위대 제복을 입었습니다.

총 110명 규모인 스위스 근위대는 교황청이 보유한 유일한 군사 조직으로, 청 내 치안과 교황의 안전을 담당합니다.
216대 교황 율리오 2세(1443∼1513)가 1503년 즉위 후 스위스로부터 200명의 용병을 파견받아 근위대를 창설한 게 그 시초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위스 근위병은 아무나 될 수 없습니다. 스위스 국적을 가진 19∼30세 사이 미혼의 남성 가톨릭 신자만 지원할 수 있습니다. 키가 최소 174㎝ 이상에 군사 훈련을 이수해야 하는 등 자격 기준이 엄격합니다.

나이 제한 때문에 만 30세가 된 근위병은 제대하고 신병이 그 자리를 채웁니다.
교황청은 전통적으로 매년 5월 6일 신병 입대식 겸 교황에 대한 충성 서약식을 합니다. 이는 역사적인 배경이 있습니다.
1527년 교황과 갈등을 빚던 신성로마제국의 군대가 로마를 침략해 약탈을 자행하던 때 스위스 근위병 147명이 교황 클레멘스 7세(1478∼1534)를 지키다 전사했습니다. 충성서약은 이때의 희생을 기리는 의미도 있습니다.

바티칸을 찾는 관광객들은 성베드로대성당 등에서 보초를 서는 근위병만 보게 되지만 사실 이들은 평소 대테러 훈련 등 여러 종류의 군사훈련으로 단련이 되어있습니다.
특히 198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에 대한 암살 시도 이후 스위스 근위대의 교황 보위 임무는 더욱 중요해졌고 훈련도 강화됐다고 합니다.
스위스 근위대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신임도 두텁습니다.

교황은 이날 서약식 전 신임 근위병과 그 가족을 접견한 자리에서 근위대의 노고에 위로와 감사의 뜻을 표하며 "교황청은 여러분들을 믿습니다. 바티칸은 여러분들의 존재를 자랑스러워합니다"고 강조했습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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