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서 대기오염 줄였더니 태풍 늘어…뜻밖의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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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5-12 11:41  

미국·유럽서 대기오염 줄였더니 태풍 늘어…뜻밖의 부작용

미국·유럽서 대기오염 줄였더니 태풍 늘어…뜻밖의 부작용

"햇빛 반사 에어로졸 감소로 해수면 온도 상승→태풍 증가"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미국과 유럽이 수십년 노력 끝에 대기오염을 줄였지만, 그 결과 일부 지역에서 태풍이 더 자주 발생하는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나타났다는 연구가 나왔다.

히로유키 무라카미 미국 국립해양대기국 박사는 11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인위적으로 형성된 에어로졸이 지난 40년간 열대성 폭풍 발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에어로졸은 공기에 떠다니는 미세한 입자로 자연적으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오늘날에는 주로 공장 배출물과 자동차 배기가스 등 오염물질에서 생성된다.

연구는 1980년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서반구에서 다양한 환경 정책으로 에어로졸이 감소했지만, 동남아시아 등 동반구에서는 경제·산업 성장 때문에 에어로졸이 증가한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지역별 에어로졸 배출량의 차이가 지구의 공기 순환 형태를 바꿔 태풍 발생 빈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 가설을 컴퓨터로 시물레이션 한 결과 미국과 유럽에서 에어로졸 배출 감소가 북대서양, 태평양 중부에서 태풍 증가와 연관됐다고 연구진은 결론내렸다.

에어로졸이 태풍 형성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해수면 온도 상승을 좌우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에어로졸은 태양열을 흡수해 지구 온도를 높이는 이산화탄소와 달리 햇빛을 반사해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에어로졸이 적으면 더 많은 햇빛이 지구에 닿아 바다 온도가 올라가고, 에어로졸이 많으면 반대 효과가 나타난다. 미국, 유럽에서 대기 오염 상황이 개선되면서 에어로졸이 줄었고 이는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연결돼 북대서양, 태평양 중부의 열대성 폭풍이 늘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반면 중국과 인도 등의 대기오염 악화는 남인도양과 북서 태평양에서 태풍 발생 감소와 관련있었다.

중국과 인도에서 다량으로 발생한 에어로졸 때문에 바다 온도가 충분히 올라가지 않아 바다에서 형성된 저기압이 태풍으로 발달하지 않는다고 연구진은 추정했다.

또 지표면 온도 상승이 대기 순환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태풍 구름 형성에 용이한 환경을 제공하는 급변풍(wind shear)을 감소시켰다.

무라카미 박사는 CNN 인터뷰에서 연구 결과가 대기오염 감축 노력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면서 금연에 비유했다.

담배를 끊으면 건강해지고 암을 예방할 수 있지만, 살이 찌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기오염 수준이 한동안 꾸준할 전망이라며 앞으로는 온실가스 배출이 태풍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기후 과학, 특히 허리케인 연구는 매우 복잡하고 늘 발전하고 있다"며 "우리가 지난 40년간 목격한 게 미래에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고 매우 다른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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