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뒤서 '탕탕탕'…CCTV에 찍힌 러군 민간인 조준사격

입력 2022-05-12 16:15   수정 2022-05-13 14:25

등뒤서 '탕탕탕'…CCTV에 찍힌 러군 민간인 조준사격
3월 키이우 인근 자동차 전시장서 비무장 민간인 살해…약탈까지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러시아군이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은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등 뒤에서 조준사격 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1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CNN 방송이 입수한 동영상에는 3월1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한 자동차 전시장에서 이 전시장 주인과 경비원 등 총 2명이 러시아군의 총격에 살해당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피해자들은 전시장에 쳐들어온 러시아군에 두 손을 들고 다가가 몸수색까지 받았지만, 등을 돌리자마자 뒤에서 날아온 총탄을 맞고 바닥에 고꾸라졌다.
CCTV에 음성은 녹음되지 않았지만 러시아군 2명이 피해자들을 정조준하는 장면은 여러 각도에서 높은 해상도로 뚜렷하게 찍혔다.
당시 전시장에 쳐들어온 러시아군은 모두 5명으로 추정된다.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CCTV에는 직원을 해치고 난 뒤 러시아 군인들이 방탄조끼를 벗고 전시장 서랍과 책상을 뒤지는 등 정규군으로 보기 어려운 행동을 계속하는 장면이 여럿 포착됐다. 서로에게 술을 따르고 건배를 나누는 장면도 있었다.
'약탈'에 정신 팔린 러시아군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사실은 총에 맞은 피해자 중 1명, 경비원이 아직 살아 있었다는 점이었다.
CCTV 동영상을 보면 경비원, 리어니드 올렉시요우이치 플리야츠씨는 지혈대로 허벅지 출혈을 최대한 막은 채 러시아군 몰래 전시장 경비초소까지 사력을 다해 걸었다. 초소에 도착한 뒤 우크라이나 민병대에 연락을 취하는 모습도 동영상에 찍혔다.
잠시 후 연락을 받은 민병대가 현장에 도착, 러시아군과 교전을 벌였다.

CCTV에는 민병대원이 초소에 쓰러진 플리야츠씨를 끌어내는 장면이 찍혔다. 끌려간 자리에는 핏자국이 선명했다. 플리야츠씨가 결국 숨을 거둔 것은 이때쯤으로 추정된다고 CNN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병대 지휘관은 CNN에 "민병대가 처음에 후퇴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지체돼) 플리야츠씨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며 "민병대는 당시 러시아군의 화력에 비해 매우 초라했다"고 말했다.
동영상을 확보한 우크라이나 검찰은 당시 러시아군의 행위가 전쟁범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에 나섰다고 CNN은 보도했다. 민간인에 대한 조준 사격은 대표적인 전쟁범죄로 간주된다.
CNN은 이 동영상을 입수해 보도하면서 조작이 아닌 진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동영상에 대한 CNN의 질의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플리야츠씨의 딸 율리아는 CNN에 부친이 살해당하는 동영상을 아직 차마 보지 못했다면서 "언젠가는 아이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얼마나 야만스러운 침략자들이었는지 절대 잊지 못하도록"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를 살해한 러시아군을 향해 "국제재판소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전 세계에 이 범죄를 알려야 한다"고 울분을 드러냈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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