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위성 전 대사 온라인 토론회서 주장…"주최 측, 발언 공개했다가 삭제"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의 전직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이미 패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12일자 프랑스 라디오 RFI와 대만 빈과일보에 따르면 가오위성 전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 대사는 최근 '중국국제금융 30인 포럼'이 주최한 온라인 토론회에서 "전쟁이 언제 어떻게 종결될지는 러시아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며 이 같은 주장을 했다.
2005∼2007년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로 재직했던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우위가 우크라이나의 완강한 저항과 서방의 원조에 의해 상쇄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전은 정치와 경제, 외교, 여론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걸친 하이브리드 전쟁인데 러시아는 전장에서의 처지가 피동적일 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이미 패했다"면서 "러시아가 최종적으로 패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일부 주요 국제기구에서 축출되고 옛 소련 국가들의 탈(脫) 러시아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가오 전 대사의 발언 내용은 지난 10일 토론회 주최 측의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에 올라왔고 중화권 매체 봉황망에 전재되기도 했으나 삭제됐다고 RFI 등 매체들은 전했다.
13일 현재 중국국제금융 30인 포럼의 위챗 공식 계정에는 가오 전 대사의 발언 내용이 올라와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번 전쟁이 중국의 국익을 해치고 있다는 다른 전문가 지적도 제기됐다.
1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옌쉐퉁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은 지난 10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은 탈세계화 추세를 심화시켰다"며 "중국은 세계 최대의 무역대국으로, 탈세계화 추세는 중국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옌 원장은 "중국은 이웃 국가들에 안전 보장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는 그 나라들이 타국을 침략하는 것을 돕기 위한 것이 아니라, 타국이 그들을 침략했을 때 안전 보장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갈등하는 일본과 일부 동남아국가들이 안보 지원을 기대하며 미국에 접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나라들이 중국에 대해 품고 있는 우려를 안전 보장 제공이라는 적극적인 방식으로 불식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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