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돌연사 증후군 예고 혈액 표지 찾았다

입력 2022-05-16 08:50  

영아 돌연사 증후군 예고 혈액 표지 찾았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영아가 잠자다 원인 모르게 급사하는 영아 돌연사 증후군(SIDS: sudden infant death syndrome)을 예고하는 혈액 표지가 발견됐다.
일명 요람사(搖藍死)라고도 불리는 영아 돌연사증후군은 멀쩡하던 한 살 미만 아기가 수면 중 소리 없이 사망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호주 웨스트미드 아동병원 수면 의학 전문의 카멜 해링턴 박사 연구팀은 출생 직후 신생아의 혈액에 부티릴콜린에스터라제(BuChE; butyrylcholinesterase)라는 효소가 부족하면 SIDS를 부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SIDS로 사망한 영아 26명, 다른 원인으로 사망한 영아 41명, 같은 날 같은 성별로 태어나 생존해 있는 영아 655명으로부터 출생 후 선천성 대사 이상 질환 선별검사를 위해 채취한 건조 혈액 여지(dried blood spot) 검사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 검사는 신생아의 발뒤꿈치를 바늘로 찔러 채취한 혈액 여지를 충분히 건조한 뒤 봉투에 밀봉해 검사실로 보내 분석하는 것이다.
비교 분석 결과 SIDS로 사망한 영아가 다른 원인으로 사망한 영아와 생존해 있는 영아들보다 부티릴콜린에스터라제의 수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효소가 부족하면 각성 기능이 결손 돼 SIDS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효소는 뇌의 각성 경로(arousal pathway)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 효소가 부족하면 영아가 잠자다 깨어나는 기능과 외부 환경에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영아는 어디가 불편하면 이를 알리는 매우 강력한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엎드린 자세로 잠자다 숨쉬기가 어렵게 되는 경우와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 직면하면 잠을 깨 울음을 터뜨리게 마련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SIDS로 사망한 신생아에 이 효소가 크게 부족하다는 것은 타고날 때부터 무의식적이고 불수의적(involuntary)인 기능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의 기능에 문제가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호주의 시드니 아동병원 네트워크(Sydney Children's Hospital Network)는 이를 가리켜 "세계 최초의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의 SIDS 줄이기 운동 단체인 '자장가 협회'(Lullaby Trust)의 제니 워드 회장은 흥미로운 발견이지만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이 발견이 아기는 평평하고 단단한 방수 매트리스에서 똑바로 누운 자세로 재워야 한다는 SIDS 예방 수칙을 소홀히 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2019년 신생아 사망의 37%를 SIDS가 차지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의학 전문지 '이바이오 메디신'(eBio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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