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비건 코스요리"…농심 '포리스트 키친' 가보니

입력 2022-05-25 15:50   수정 2022-05-25 16:05

"국내 첫 비건 코스요리"…농심 '포리스트 키친' 가보니
"비건·논비건 아우르는 공간 목표…2040 세대에 인기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안심 스테이크 형상의 대체육을 활용한 요리입니다. 소스는 흙마늘과 발사믹으로 만들었고 숯 향을 은은하게 입혔습니다. 가니쉬(곁들여 먹는 음식)는 브로콜리니인데요, 그날 밭의 상태에 따라 어울리는 재료를 선택할 계획입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농심[004370]이 운영하는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의 김태형 총괄셰프가 코스 요리의 메인 디쉬인 '흑마늘'(비건 스테이크)에 대해 한 설명이다. 콩으로 만들었다는 스테이크는 실제 고기만큼 묵직하지는 않았지만 부드럽게 넘어갔다.
농심은 2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6층에 있는 이 식당에 취재진을 초청해 오찬 시식 행사를 했다. 식당은 오는 27일 공식 오픈한다.
미국 뉴욕의 미쉐린 1, 2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김 총괄셰프는 포리스트 키친에서 제공하는 음식이 국내 다이닝 업계에서 내놓은 최초의 비건 코스요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취재진에는 10가지로 된 코스 요리가 제공됐다. 각 요리에는 '초당옥수수' '코코넛' '야생버섯' 등 주재료에서 딴 이름이 붙여졌다.
이들 메뉴를 개발하는 데만 약 3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각 요리와 함께 김 총괄셰프가 직접 작성한 설명서가 따로 제공됐다. 메인디쉬 직후 나오는 버섯요리 '야생버섯'에 대해서는 "미국 뉴욕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던 시절 본 벤자민 아저씨의 가방에서 나던 버섯 향이 잊히지 않는다"는 회상이, 숏파스타 '코코넛'에 관해서는 "5년 전 동남아시아 여행 당시 맛본 코코넛 향을 파스타로 표현했다"는 등의 설명이 붙었다.
메인 디쉬에 이어 쿠키 가루, 라즈베리 소스와 함께 나온 디저트 '루바브'까지 다 먹자 포만감이 느껴졌다.



농심은 포리스트 키친이 비건과 파인다이닝을 접목했다는 점에서 다른 비건식당과는 구별된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곳답게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가격은 런치와 디너 코스가 각각 5만5천원, 7만7천원으로 싸지 않은 편이다. 단품 메뉴로는 판매되지 않는다.
농심은 당장은 점포를 늘리지 않고 한 곳을 운영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성환 농심 외식사업팀 상무는 "국내 비건 식당이 300여개에 달하는데 농심은 기존 식당에서 경험할 수 없는 파인다이닝에 차별점을 두고 있다"며 "특히 친환경 가치소비를 지향하며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은 20∼40대에게 인기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단골을 만들고 꾸준한 수익을 내기 위한 전략은 농심이 고민해야 할 대목으로 보인다.
논비건(비건이 아닌 사람) 고객은 기왕이면 같은 돈으로 실제 고기를 사 먹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총괄셰프는 "식당을 열기로 했을 때 가장 먼저 '비건과 논비건을 아우르는' 곳으로 만들기로 결정했다"며 "친환경 소비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은 논비건도 충분히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논비건들이 주로 찾는 다이닝 업계의 다른 식당과 견줘도 손색없게끔 식감을 개선하는 데도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풀무원[017810]도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를 열었다. 식물 단백질과 대체육을 활용한 소이불고기 덮밥, 두부 페이퍼 라자냐 등 13종의 메뉴를 제공한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비건 식당을 오픈하는 것은 그만큼 채식 인구가 늘고 '비거니즘'(고기뿐 아니라 알 등에서 얻은 식품까지 모두 거부하는 완전 채식주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기업 입장에서는 채식 관련 콘텐츠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현하는 핵심 수단이기도 하다. 가축을 기르는 전통 축산업에서는 상당한 양의 탄소가 배출된다.
농심 관계자는 "비건 레스토랑을 통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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