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러 가스의존 극복 난항…카타르·알제리 등과 협상 차질

입력 2022-05-27 09:35  

유럽, 러 가스의존 극복 난항…카타르·알제리 등과 협상 차질
영국·독일·스페인·이탈리아 등 선발대 일제히 고전
"계약조건, 지정학적 갈등 등 얽혀 단시일내 타결 힘들 듯"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려는 유럽 국가들의 노력이 난항을 겪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 국가들은 카타르와 알제리, 리비아 등으로부터 천연가스를 대거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단순하게는 공급가격과 같은 계약조건을 둘러싼 이견부터 서사하라 지역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국가 간 갈등, 리비아의 정세불안 등 지정학적 문제까지 넘어야 할 난관이 산적한 상황이다.
하버드대 중동연구센터의 아델 하마이지아 연구원은 "정책과 정치, 지정학이 얽히고설키면서 사안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의 산유국 카타르는 유럽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천연가스 대체 공급원 중 하나로 거론된다. 마침 카타르는 290억 달러(약 36조6천억원)를 들여 천연가스 생산능력을 40% 이상 늘린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영국과 독일은 최근 자국을 방문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와 에너지 협력 강화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문제는 계약조건과 관련한 카타르와 유럽 국가들의 이견을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유럽의 천연가스 허브인 독일은 카타르에서 수입한 천연가스를 다른 유럽 국가들에 재판매하길 원하지만, 카타르는 시장 지배력 약화를 우려해 이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타르는 최소 10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원하지만, 독일과 영국은 각각 2030년과 203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65%와 78%씩 줄인다는 목표를 세운 상황이란 점을 들어 5년 안팎으로 계약기간을 제한하려 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수입되는 카타르 천연가스의 가격이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되는 러시아산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관련 협상이 단시일 내에 마무리되기 힘든 이유로 꼽힌다.
이 모든 난관을 넘어서더라도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완전히 대체할 분량에는 미치지 못한다. 유럽은 전체 천연가스 소비량의 38%를 러시아산에 의존해 왔다.
그런 가운데 알제리와 리비아산 천연가스를 수입하려는 남유럽 국가들의 시도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페인은 최근까지 알제리에서 모로코를 거쳐 자국으로 향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입하는 천연가스의 양을 늘리는 방안을 놓고 알제리와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스페인이 알제리와 모로코의 서사하라 지역 영유권 분쟁에서 모로코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을 보이자, 알제리는 해당 가스관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하고 스페인에 천연가스를 판매하지 않을 수 있다고 위협하는 상황이다.
그 여파로 올해 4월 스페인에 대한 알제리산 천연가스 수출은 35% 감소했다. 스페인은 한때 알제리산 천연가스에 전체 소비량의 거의 절반을 의존했지만, 현재는 22% 정도로 비중이 줄었다.
이탈리아는 이러한 갈등을 틈타 알제리산 천연가스 수입량을 늘리는 한편 리비아에서도 천연가스를 수입하기 위해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이래 혼란상이 이어지는 리비아의 천연가스 생산은 파벌 분쟁 등으로 잦은 차질을 빚어왔다.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는 24일 정치권 내 의견충돌로 예산 집행이 지연되고 있다며 모든 유전에서 시추작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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