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지 않은 길' 택한 콜롬비아…내달 19일 대선 결선 주목

입력 2022-05-31 00:53  

'가보지 않은 길' 택한 콜롬비아…내달 19일 대선 결선 주목
게릴라 출신 좌파 정치인 vs 포퓰리스트 기업인 맞대결
최근 중남미 대선서도 좌파 혹은 아웃사이더 부상 흐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콜롬비아 유권자는 '안정' 대신 '변화'를 택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선 좌파 후보 구스타보 페트로(62)와 '포퓰리스트' 기업인 로돌포 에르난데스(77)가 각각 40%, 28%가량의 득표율로 1, 2위를 차지했다.
두 후보는 내달 19일 결선 양자 대결을 치른다.
둘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남미 콜롬비아 전반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콜롬비아 국민은 '가보지 않은 길'을 걷게 된다.
페트로의 경우 '콜롬비아 첫 좌파 대통령'에 도전한다.
1960년대 이후 정부군과 좌익 반군의 내전이 반세기 동안 이어졌던 콜롬비아에선 국민이 대선에서 좌파 대통령을 뽑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현직 상원의원인 페트로는 젊은 시절 좌익 게릴라 단체 M-19에서 활동했고, 수도 보고타 시장을 지냈다.
그는 당선 후 세제 개혁, 빈곤 해소,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 등을 약속했으며, '최후의 반군' 민족해방군(ELN)과 평화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마약 카르텔에 대처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예고했다.

에르난데스의 경우 정치·경제 이념적으로는 우파에 가깝지만, 기성 정치권이나 기득권층의 반대편에 있는 후보임을 어필해 왔다.
기업인 출신의 고령 후보인데다 반(反)기득권을 자처한 포퓰리스트이고, 언행이 거침없다는 점 등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닮아 '콜롬비아의 트럼프'로 불렸다.
그는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는 소셜미디어 '틱톡'에서 기득권층의 부패를 일갈하며 기성 정치권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을 자극했다.
변화를 향한 콜롬비아 국민의 요구는 일찌감치 감지됐다.
콜롬비아에선 세제 개편 등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든 시위가 2019년과 2021년 대규모로 펼쳐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와 최근의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서민의 생활고는 더 깊어졌고, 반군 잔당과 마약 조직 등의 충돌로 치안도 악화했다.
이반 두케 중도우파 정권에 대한 지지도는 바닥 수준이었다.
비슷한 상황이었던 다른 중남미 국가들도 정권 교체나 '아웃사이더' 대통령을 택했다.

지난해 이후 페루, 칠레,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등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우파 정권이었던 페루, 칠레, 온두라스에선 좌파가 들어서고, 코스타리카는 중도좌파에서 중도우파로 바뀌었다.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로드리고 차베스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없거나 적은 아웃사이더이자 새 얼굴이었다.
칠레 대선 과정에선 '칠레의 트럼프'로 불린 극우 후보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가 깜짝 선전을 펼치며 결선까지 가기도 했다.
콜롬비아에 변화를 가져올 두 후보 페트로와 에르난데스 중 어느 후보가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1차 투표 전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선 페트로가 대체로 우세했다가, 막판 에르난데스가 치고 올라왔다.
3위로 낙선한 중도우파 페데리코 구티에레스 후보가 곧바로 에르난데스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등 좌파 집권을 막으려는 보수 표심이 에르난데스에게로 몰릴 수 있다.
전날 투표 후 페트로 후보는 "오늘의 관건은 변화"라며 "현 정부와 연합한 정당들은 패배했다. 한 시대가 끝나고 있다"고 말했다.
에르난데스 후보는 정부 내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또 다시 강조하며 "앞으로 며칠이 콜롬비아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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