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완전 장악한 마리우폴, 폐허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입력 2022-05-31 09:52  

러 완전 장악한 마리우폴, 폐허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주민들, 휴대폰 충전하거나 벼룩시장 열어
러, 생필품 제공하고 선전물 틀기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오랜 교전 끝에 러시아군에 완전히 넘어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힘겹게 살아남은 주민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은 30일(현지시간) 폐허 속에서도 꿋꿋이 일상복귀 움직임에 나선 마리우폴 풍경을 담았다.
이날 도시 거리에는 현지 주민들이 나와 그동안 묵혀뒀던 전자 기기를 충전하거나 필요한 음식과 옷가지 등을 교환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선글라스와 모자를 쓰고 나온 주민 류바는 휴대전화를 충전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이 살던 아파트가 파괴됐지만 도시를 떠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류바는 로이터에 "전기도 없고, 물도 없다. 상황이 매우 힘들다"고 한탄했다.

니콜라이라는 이름의 남성도 휴대전화를 충전하러 나왔다고 했다.
그가 현재 사는 기차역에는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은 주민이 참여하는 벼룩시장이 열린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주민들은 매대에 채소와 신발 등 갖가지 물건을 올려두고 판매하거나 물물교환에 나섰다.



한 여성은 도시에서 러시아군 약탈이 이어지면서 남아있는 물건이 거의 없다고 했다.
상자에서 생필품을 챙기는 일부 주민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상자 겉면에는 러시아를 지지하는 상징인 'Z'가 새겨져있었다.
'Z' 기호는 러시아군 전차와 트럭 등 장비에 그려진 표식으로 현재 러시아에서는 푸틴 대통령을 향한 충성을 나타내거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인근에 있는 텅 빈 버스 정류장에는 러시아 선전물이 나오는 대형 전광판 트럭도 세워져있었다.

화면에서는 러시아 국영TV 뉴스가 나오거나 정치 토크쇼가 방영돼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발언이 나온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러시아 비상사태부가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주민들이 구호 물품을 받는 곳이나 행정처리를 하는 곳, 식수에 접근할 수 있는 곳 등에 이런 트럭 여러 대가 배치됐다.
남부 요충지 마리우폴은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에 시달리다가 지난 21일 마지막 항전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2천400여명의 병력이 80일가량의 저항 끝에 투항하면서 완전히 러시아군의 손에 넘어갔다.

이 기간동안 도시 90%가 파괴됐고 남겨진 주민들은 전기나 식수 등도 없이 극심한 인도적 위기에 시달렸다.
현재 마리우폴에 민간인이 얼마나 남아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는 최근 마리우폴, 헤르손, 자포리자 등 러시아군이 점령했거나 일부 통제하는 우크라이나 도시의 주민들에게 러시아 여권을 손쉽게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에 서명했다.
러시아의 이런 '여권화' 정책은 러시아 여권을 보유한 사실상의 자국민으로 우크라이나 도시를 채움으로써 해당 영토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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