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넘은 중국 전투기 위협비행, 국제분쟁 일으킬 수도"

입력 2022-06-10 13:41  

"도넘은 중국 전투기 위협비행, 국제분쟁 일으킬 수도"
호주·캐나다 초계기에 근접…"중국 견제 동참한 미 동맹 압박"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최근 중국 전투기가 인도·태평양 공역에서 활동하는 미국 동맹의 군용기를 위협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더 큰 분쟁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중국 전투기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활동하던 호주 초계기에 위험할 정도로 가깝게 비행했다.
캐나다도 중국 전투기가 지난달 인도·태평양 공역에서 북한의 유엔 제재 위반 여부를 감시하는 캐나다 공군 초계기에 수십 차례 접근해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안보를 위협하는 외국군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라는 입장이지만 NYT는 중국이 미국의 가까운 동맹인 호주와 캐나다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중국 견제에 동참한 호주와 캐나다가 미국과 거리를 두도록 강경 대응했다는 것이다.
중국 시사 평론가 송중핑은 NYT에 "호주 군용기는 중국을 위협·억제하려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과 조율하며 근접 정찰을 위해 중국 문전까지 수천 마일을 비행했다"면서 "호주는 호주가 미군이 아니며 중국과 군사 분쟁이나 사고로 인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들이 국제 공역과 해역에 항공기와 함정을 보내 군사훈련을 하고 경쟁국 감시 임무 등을 수행하면서 이들 간 접촉은 자주 일어나는 편이다.
자국 인근에 출현한 항공기나 함정이 떠날 때까지 밀착 추격하고 경고 통신을 발신하는 것은 여러 국가의 표준화된 대응이다.
그러나 호주와 캐나다 정부는 지난달 중국 조종사들의 행동이 통상적인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고 주장했다.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은 중국 전투기가 호주 초계기를 가로지른 뒤 채프(chaff·상대 레이더에 혼란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쇳가루)를 뿌려 일부가 초계기 엔진으로 들어갔다면서 "분명,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조종사의 잘못된 판단으로 치명적인 충돌 사고가 발생할 경우 국제 분쟁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이런 사고는 이미 긴장 상태인 미국과 중국 간 갈등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존 블랙스랜드 호주국립대 안보·정보학 교수는 "사고가 하루 신문 헤드라인으로 그치느냐 아니면 국제 여파가 오래가는 대형 사건이 되느냐를 찰나의 순간이 결정한다"고 말했다.
실제 2001년 남중국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와 미 해군 정찰기가 충돌해 외교 문제로 비화한 사례가 있다.
당시 중국 조종사가 사망하고 미군 정찰기는 중국 하이난섬에 비상착륙 했는데 중국은 미국 정부가 사과 서한을 보낼 때까지 정찰기 승무원들을 11일간 붙잡아뒀다.
중국은 조종사 왕웨이를 영웅으로 추대했으며 선전매체는 그가 숨진 4월 1일을 지금까지도 기념한다.
공산당 기관지 글로벌타임스는 작년 왕웨이가 묻힌 묘지의 직원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직원은 왕웨이처럼 나라를 지키고 싶어 해군에 지원했다는 한 추모객의 사연을 전했다.
그러나 이런 대우는 중국 조종사들이 공격적으로 비행하는 원인이 된다고 콜린 고 싱가포르 국방전략연구소(IDSS)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최근 사건은 중국 정부가 조종사들을 전혀 제어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중국은 오히려 왕웨이를 통해 그런 행동을 장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