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ETF 본격화에도 수익률 저조…"운용 자율성 보장해야"

입력 2022-06-12 07:00  

액티브ETF 본격화에도 수익률 저조…"운용 자율성 보장해야"
1년간 상품 수 2.5배로 늘었지만 성적은 국내 펀드 유형 중 최하위
업계 "상관계수 요건 완화하고 투자종목정보 지연 공개 허용" 요구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국내 주식 시장에서 지난해 5월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 액티브 ETF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액티브 ETF의 목표는 펀드 운용자가 재량을 발휘해 '플러스 알파' 수익을 내는 것이지만, 실제 수익률은 패시브 ETF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티브 ETF가 본연의 역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주식형 액티브 ETF 본격 도입 1년…수익률은 하위권
12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 종목은 26개로, 지난해 5월(10개)과 비교해 1년 사이 2.5배 수준으로 늘었다.
액티브 ETF는 기존 ETF가 기초지수를 수동적으로 추종하는 것과 달리 운용사가 자율적으로 편입 종목과 매매 시점을 결정해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비교 지수와의 상관 계수는 기존 패시브 ETF 요건(0.9 이상)보다 낮은 0.7 이상이다. 상관 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ETF와 비교 지수의 유사성이 높다.
2017년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채권형 상품에 한해 허용됐던 액티브 ETF는 2020년 주식형 상품으로도 확대됐다. 이에 같은 해 9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최초의 주식형 액티브 ETF를 각각 상장했다.
이후 상장이 뜸했으나, 지난해 5월 25일 자산운용사 4곳이 주식형 액티브 ETF 8개 종목을 동시 상장한 것을 계기로 액티브 ETF 시장 확대가 본격화됐다.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비교지수 수익률 이상을 낼 수 있다는 점이 액티브 ETF의 매력으로 꼽히지만, 실제 수익률은 패시브에 뒤처지고 있다.
올해 초 이후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의 수익률은 지난 10일 현재 국내 펀드 유형 가운데 최하위인 -20.38%로, 국내 주식형 패시브 ETF(-10.70%)의 곱절 수준이었다.
최근 3개월간 수익률 역시 최하위인 -3.35%로, 국내 주식형 패시브 ETF가 0.67%의 수익을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액티브 ETF(주식형·채권형·기타 유형 포함)의 월별 수익률 역시 고전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식형·채권형·기타 액티브 ETF 50개 종목(5월 상장 제외) 가운데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종목은 27개로, 전체의 절반이 넘었다.
지난 4월에는 47개 종목 중 87%에 해당하는 41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이달 9일 기준 액티브 ETF의 순자산은 5조9천397억원으로, 상장 종목 수(55개)가 같았던 전월 대비 8천184억원가량 늘었다.
순자산은 펀드의 자산총액에서 부채총액을 차감한 금액으로 운용 결과에 따른 수익 등이 반영된다.
다만 상장 종목 수가 24개였던 지난해 동기의 순자산이 2조9천928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종목 수가 2.3배 수준으로 늘어나는 동안 순자산 증가율은 2배도 되지 못했다.


◇ 제도 완화 요구…"상관계수 낮추고 투자종목정보 지연 공개 허용해야"
증권업계에서는 액티브 ETF가 도입 취지에 맞는 성과를 내려면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현재 0.7로 규정된 비교 지수와의 상관 계수를 낮추거나, 궁극적으로는 미국처럼 아예 폐지해 운용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 규정상 액티브 ETF가 상장 1년 후부터 상관 계수를 0.7 이상으로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3개월 이상 지속하면 상장 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액티브 ETF의 운용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비교 지수를 이용할 수는 있지만, 상관 계수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손익 여부를 떠나 비교 지수의 포트폴리오에만 의존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특정 종목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해도, 해당 종목의 비중을 크게 늘리면 상관 계수가 깨질 위험이 있어 비교 지수에 담긴 비중 수준으로만 유지하게 된다.
비교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이라면 아예 액티브 ETF에 편입하지 않는 경우도 생겨 사실상 패시브 ETF와의 포트폴리오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문제점도 발생한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장은 "운용사들은 상품의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보수적인 해석을 해 대부분 상관 계수를 0.8 이상으로 유지한다"며 "이름은 액티브 ETF지만 반쪽짜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 운용사만의 역량과 색깔을 담은 다양한 상품을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상관 계수를 최소한 0.5 이하로 완화하고, 이차적으로 이런 의무를 없애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액티브 ETF의 투자종목정보(PDF)를 매일 공개하도록 한 공시 의무도 완화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액티브 ETF는 매일 구성 종목을 바꿀 수 있는데, 종목 변화가 실시간으로 공개되면 추종 매매 등이 발생해 운용상 위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정 액티브 ETF의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따라서 매매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아지면 단기적으로 ETF 운용 성과가 좋아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급락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김정현 센터장은 "미국도 2019년 투자회사법을 개정하면서 액티브 ETF에 한해 PDF를 지연 공개하는 형태로 제도를 변경했다"며 "1∼2개월 전의 PDF를 공개하는 일반 주식형 펀드의 수준으로 완화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액티브 ETF 도입 초기라 성과를 논하기엔 이르다"면서도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2∼3년 뒤에는 패시브 ETF와 더불어 투자자에게 효율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dh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