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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없는 세상' 내건 기시다, 핵무기금지조약 불참 전망

입력 2022-06-12 12:40  

'핵무기 없는 세상' 내건 기시다, 핵무기금지조약 불참 전망
"핵 폐기 위해 행동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 비판도
핵확산금지조약 재검토회의는 참석 검토…일본 총리 첫 사례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핵 무기 없는 세상'을 정치적 과제로 내걸었지만, 미국의 '핵 우산'이라는 안보 현실을 고려해 핵 관련 회의에 선택적으로 참석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8월 1일 미국 뉴욕에서 개막하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검토 회의에 출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도쿄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개막 첫날께 연설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그가 참석하면 일본 현직 총리로는 첫 사례가 된다.
기시다 총리는 유일한 전쟁 피폭국인 일본이 온갖 기회를 포착해 핵무기 피폭의 실상을 세계에 알리겠다면서 올해 NPT 재검토 회의가 "의의 있는 성과를 거두도록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에서 언급했다.
기시다 총리는 내년에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계기로 G7 정상들이 원폭자료관을 방문하고 피폭자와 만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9일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에게 밝히기도 했다.
피폭지인 히로시마가 지역구인 기시다는 핵 무기 없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국내외에 부각하고 장기적으로는 이를 자신의 정치적 유산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달 21∼2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핵무기금지조약(TPNW) 제1회 체결국 회의에는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 조약에 참여하는 것은 미국의 핵 억지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일본 정부 입장이라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TPNW는 핵무기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달리 NPT 재검토회의는 핵 보유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도 참여한다.
일본이 피폭국으로서 핵 무기 없는 세상을 호소하면서도 미국의 핵 억지력을 이유로 핵무기금지조약에 참여하지 않으려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꽤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유스(youth·청년) 비핵 특사'로 위촉했고, TPNW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할 예정인 게이오대 4학년 다카하시 유타 씨는 최근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핵 폐기를 위해 행동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 정부도 참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자키 히데히코 히로시마현 지사는 일본 정부가 TPNW에 옵서버로 참가할 것을 일본 외무성에 8일 요청했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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