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르포] 쿠데타 군부, 무장세력에 돌연 투항 권유…추측 '무성'

입력 2022-06-16 07:00  

[미얀마르포] 쿠데타 군부, 무장세력에 돌연 투항 권유…추측 '무성'
방송·신문 통해 "테러단체 꾐에 속아…같이 가자" 유화 제스처
"대대적 소탕 앞둔 최후통첩" vs "열세 속 불안 반영"



(양곤[미얀마]=연합뉴스) 이정호 통신원 = 미얀마 쿠데타 군사정권이 최근 반군부 무장세력인 시민방위군(PDF)을 상대로 투항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나서면서 배경에 무성한 추측이 일고 있다.
군부 지지층은 '대대적 소탕을 앞둔 최후통첩'이라는 입장이지만, 반군부 세력은 군부가 여러 지역에서 열세에 놓이면서 판이 바뀌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군정은 지난 11일 밤부터 TV와 라디오 등을 통해 일제히 PDF에 투항을 권유하기 시작했다.




기자가 보던 민영방송 MRTV4에서도 여성 앵커가 자막도 없이 PDF의 투항을 권유하는 군부 발표문을 읽는 모습이 여러 차례 방영됐다.
12일에는 관영 영자지 '글로벌 뉴라이트 오브 미얀마'(GNLM) 1·2면에 군정 통치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의 투항 권유문이 실렸다.
SAC는 발표문에서 PDF를 "테러단체인 국민통합정부(NUG)와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의 잘못된 꾐에 넘어가 테러를 하는 자들"이라며 비난의 강도를 낮췄다.
군정은 기존에는 NUG와 CRPH는 물론 PDF 역시 모두 테러단체로 분류했다.
그러면서 "헌법에 따라 공정한 다당제 민주주의 선거가 치러질 것인 만큼, 참된 다당제 민주주의 구축에 협력하라"면서 "무기를 버리고 합법적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면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모두 쓸어버리겠다'며 으름장을 놓던 PDF를 상대로 표변한 군정의 태도를 놓고 군부를 지지한다는 한 네티즌은 SNS에 "이제부터 PDF 씨를 말리는 초토화 작전이 시작된다는 경고"라며 "PDF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다른 친군부 네티즌도 "싸움이 16개월째 접어들면서 먹을 것마저 떨어져 지치고 힘든 PDF에 살고 싶어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조치"라고 분석했다.
반면 시민불복종운동(CDM)에 매달 일정 금액을 기부한다는 난다 아웅(가명·39)씨는 기자에게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번 투항 권유가 군부가 점점 힘을 잃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PDF에 기부금을 보내고 있다는 웰링 툰(가명·45)씨도 기자와 통화에서 "친주·사가잉·마궤 지역은 PDF가, 라카인·카친·카야·카인주는 소수민족 무장단체 및 PDF가 각각 장악하고 있고, 샨주도 소수민족 무장단체 손에 있다"면서 "14개 주나 지역 중 군부가 장악하지 못한 곳이 절반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시내에서 휴대전화 판매점을 운영하는 니 니 준(가명·38)씨는 "전사자에, 탈영병에 병력 수는 자꾸 줄어드는데 충원은 되지 않으니 진퇴양난에 빠진 군부가 할 수 없이 제시한 유화책이라고 확신한다"고 공감했다.
인터넷 매체 '킷 팃 미디어'는 라카인주를 장악한 아라칸군(AA) 대변인 카잉 뚜카를 인용, "미얀마군 수백 명 이상이 AA 진영으로 도망쳐 와 인도주의적 차원의 보호 조치를 하고 있다"고 지난 14일 보도했다.
반군부 무장 투쟁이 가장 활발한 사가잉 지역을 비롯한 여러 지역 PDF는 군정에 '투항은 꿈도 꾸지 말라'며 결기를 보였다.
특히 사가잉 지역 펄구의 한 PDF 조직을 이끄는 '보 나가'는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에 "불법적으로 정권을 잡고 국민이 선출한 지도자들을 구금한 미얀마 군부가 국민에게 항복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달 동안 군부는 사가잉과 친주, 마궤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격했지만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군부의 투항 권고 이후 현지 SNS에는 작디작은 배에 탄 미얀마 군인들이 PDF라고 커다랗게 적힌 대형 선박을 향해 확성기로 "접근하지 마라. 무기를 버려라"고 외치는 내용의 만평이 올라왔다.
쿠데타 16개월째에 접어들며 조금씩 지쳐갈 지 모르는 미얀마인들의 바람일 뿐인지, 아니면 미얀마 전역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희망'을 보여주는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202134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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